달러 약세-엔화 강세현상|수출엔 숨통-물가엔 불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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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달러화약세, 엔화의 강세현상은 우리에게 유리한면과 불리한면등 두가지갈래에서 영향을 미치게된다. 수출과 원리금 상화면에서는 유리하고 물가에서는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
일본엔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사상처음으로 4백원선(1백엔】을 넘어서는등 달러를 제외한 기다 주요통화에 대한 환율이 큰폭으로 오르고 있어 이들 지역에 대한 수출경쟁에는 다소 도움이 될전망이다.
지난달 21∼27일중 대미달러환율은 거의 변동이 없는 반면 일본 엔화가 8.01%오른 것을 비롯, 파운드·마르크·프랑스 프랑화 등은 3∼6%씩 올랐다.
이들 통화에 대한 환율인상은 결국 올들어 부진한 양상을 보이고있는 수출을 늘리는데 다소 숨통을 터줄 것으로 기대된다.
올들어 8월말까지 대유럽수출은 24억9처3백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14%가 줄어들었다.
또 유럽시장에서 경합관계에 있는 일본상품이 최근의 엔화강세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우리로서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다.
또 달러화약세로 대미달러환율이 다소 내려간다 해도 주요경쟁국에 비해 그 폭이 작을 경우 대미수출경쟁력을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올들어 9월26일까지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이 7.82% 오른데 비해 대만원화는 2.5%증가에 그쳤고 일본엔화가 12.21% 내린 것을 비롯, 싱가포르달러 홍콩달러 등도 소폭씩 내려 우리상품의 대미수출가격경잭력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일본은 엔화의 가치를 달러당 2백∼2백10엔까지 끌어내릴 방침인데 이같은 엔화강세는 우리에게 플러스마이너스요인을 동시에 갖고있다.
대일엔화환율 상승은 일본시장자체에 대한 수출경쟁력을 높이고 미 유럽등 기타 시장에서도 한국상품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유리함이 있다. 그러나 일본은 보이지 않는 무역장벽 때문에 엔화강세로 우리의 수출을 더 늘릴 수 있는 소지는 많지 않다고 보아야한다.
올들어 8월까지 수출이 부진한 ▲선박 (19.1% 감) ▲섬유(5.7% 감) ▲철강(7.1% 감)등이 모두 일본과 강한 경쟁관계에 있는 것들로 이들 품목의 수출에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더우기 엔화강세의 배경이 일본 스스로 국제사회의 눈총을 피하기 위해 수출을 줄여야겠다는 이식에서 비롯됐다는 점도 유리한 측면이다.
그러나 엔화강세의 마이너스측면도 크다.
엔화강세는 대일수입품의 가격인상을 불러일으키는데 우리의 경우 대일수입의존도가 워낙 크고 또 자본재수입 때문에 만성적인 무역적자상태라는 점이 문제다.
자본재수입은 현상태에서는 수출상품제조를 위해 줄이기도 힘든 현실이고 단기간에 미국으로 수입선을 바꾸기도 쉽지 아 비싸더라도「울며 겨자먹기」로 사야한다는 문제가 있다.
대일수입단가 상승은 국내물가뿐 아니라 수출상품의 가격상승으로 그대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또 일본시장자체가 가격경쟁력이 다소 높아졌다 해서 쉽게 파고들 수 없다는 점도 유의해야한다.
달러화약세는 국제수지측면에서는 다소 긍정적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박태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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