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침묵…청와대는 정진석에 불만 부글부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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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16일 유승민 무소속 의원의 새누리당 복당 소식이 전해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새누리당의 결정을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이런 당·청 관계로 국정 잘되겠나”

청와대 참모들은 당초 17일 오후로 예정됐던 고위 당·정·청 회의가 취소되자 “사전 통보도 없이 유 의원을 복당시킨 결정에 대한 불쾌감의 표시”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탈당파 의원들을 복당시킨다는 사실을 미리 통보받지 못했다. 청와대 한 참모는 “TV 뉴스의 자막을 보고 알았다”고 토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침묵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유 의원을 겨냥해 직접 “배신의 정치”라고 비판했었다. 청와대 참모들은 유 의원에 대한 새누리당의 복당 결정을 “있을 수 없는 일” “아닌 밤중에 홍두깨식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한 참모는 “사전 통보도 없이 새누리당이 유 의원의 복당을 결정했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이런 식의 당·청 관계로 국정을 제대로 운영해 나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참모는 “당에서 결정한 일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이런 방식은 곤란하다”며 “복당 문제는 전당대회 이후에 정리하기로 뜻을 모았는데…,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유 의원의 복당에 대해 공식 반응을 내지 않았다. 참모들은 삼삼오오 대책을 숙의했다고 한다. 참모들 사이에선 격앙된 반응도 나왔으나 논의 끝에 일단 상황을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특히 유 의원 복당 결정을 주도한 정진석 원내대표에 대한 불만으로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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