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6)간질환과 안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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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간질환이라 해도 거기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어 안정이 절대 필요한 경우가 있다. 급성간염과 만성간질환이 악화된 시기가 그런때로 입원가료를 받는 것이 원칙이다.
또 투약하는 경우에도 간장애가 심한 시기에는 안정이 절대 필요하다.
그 주된 이유는 안정으로 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자는 것이다. 간은 여러가지 물질대사를 담당, 온몸에 필요한 물질을 공급하는 일을 맡고있기 때문에 몸을 많이 쓰면 쓸수록 더 많은 신진대사가 요구되고 그에 필요한 물질공급이 증가한다. 또 불필요한 것을 배설내지 해독하는 것도 간이 맡아서 해야한다.
반대로 안정을 취하면 간에 대한 신진대사의 부담이 줄어들어 치료에 크게 보탬이 된다. 나아가 안경에 의해 간으로 가는 혈액량이 증가되게된다. 예를 들면 서있을 때는 누워있을 때보다 간에 흘러들어가는 혈액량이 3분의1정도 줄어든다. 혈액량이 증가한다는 것은 간에 필요한 영양소가 충분히 보급된다는 의미로 이것이 간의 손상을 회복시키는데 크게 도움을 준다.
왕왕 간질환 환자로부터『얼마동안이나 안정을 해야됩니까』『어느 정도의 안정이 필요합니까』 등의 질문을 받는 수가 많다.
그러나 안정은 각 환자의 간질환 종류나 병의 정도에 따라 차가 있어 한마디로 잘라 말할수 없다.
그렇다고 무제한 안정만을 취한다고 해서 회복이 빨라진다는 논리는 통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급성간염에서는 가령 황달이 없는 경우라도 급성기때에 최소 3주일의 안정을 취하게 하는 것이 무난하다고 되어있다. 그러나 안정시기가 길어야 좋은지, 또는 가급적 빨리 사회복귀를 시키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는 의학계에서도 완전한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즉 간기능검사가 호전될때까지, 또 완전히 정상화될때까지 입원가료 내지는 안정을 주장하는 의사가 있는가하면 자각증상이 없어지고 간기능검사결과도 어느 정도 호전되면 다소 부담을 주더라도 사회에 나가 가벼운 일을 하게 하는 것이 좋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 이런 이견중에서도 안정은 가능하면 오래 계속하는 것이 좋다는 신중파가 많은 편이지만 어느 정도 회복이 되면 가급적 몸을 조금씩 움직여 퇴원에 대비하는 것이 식욕이나 체력회복을 촉진시키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안정에 관해서는 전문의와 충분한 상의 끝에 개인의 건강·직장·가정상황 등에 따라 적절한 안정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다른 질병을 가진 경우, 또는 노약자·갱년기이후의 여성에서는 질병이 악화되기 쉽기 때문에 오히려 충분한 기간동안 안정위주의 치료를 하는 것이 간질환치료의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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