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불만 해소에 정치시각 맞춰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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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3일 단행된 민정당당직개편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국책조정위원장이란 직책을 맡아 본격적으로 당무에 관여하게된 박준병의원의기용이다.
10·26이후부터 5공화국의 기반을 다질때까지 보안사령관등 요직을 맡았던 비중과 전력때문에 그가 12대총선직전 민정당에 참여했을때부터 중용되리라는 추측속에 주목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비록 화려한 당직은 아니지만 당의 정치기능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보강·증편될 국책조정위의 위원장으로 전면에 나서게된 박위원장은 『지금까지 덜 활동적이었던 국책조정위가 앞으로 당면정치현안을 분석·판단하는 기능을 갖게될 것』이라고했다. 당의 집행기능을 정순덕사무총장이 총괄한다면 그는계획의 입안과 대책을 담당하는 셈이다.
노태우대표위원을 정점으로 하여 정총장과 함께 사실상 당론을 이끌어가지 않겠느냐는 기대에 그는 『그럼 육사출신이 다 해버리지 않느냐』고 웃어넘겼다.
-박위원장의 당직참여에 많은 의미를 주고 있는데...『그렇게 별다른 의미를 줄필요는 없을것 같아요. 밖에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들 하지만 별로 유념하지 않습니다.』
-정치에 입문해서느끼셨는지요.
『정치라는게 창조적인 예술이라는 것을 많이 느끼지요. 많은 분야의 많은 사람이 의견을내고, 토의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보람을 찾는다고 할까요. 다 가능하기도 하고, 다 불가능하기도 하고...』
-그전에도 정치는 옆에서 혹은 뒤에서 많이 보아온셈아닙니까.
『그때는 업저버로 옆에서 들여다 본 것이지요』
-비교적 정치적응이 빠르다는 평을 듣는 편인데요.『그점 나대로 고충이 있었지요. 군인생활은 나에게 귀중한 경험이었고 따라서 간직해야할 부분이 많지요. 그런 축적된 자산을 간직한채 자연인이 되고, 또 정치인이 될수 있으면 하고 나름대로 노력을 했어요. 전역후 미국에 석달쯤 가 있는동안 뭐든 직접 내손으로 해보면서 민간인화하는 훈련을했지요.』
-요즘 여야정당이 극심한 대결상을 보이는등 불편한 요소가 없지 안찮아요.
『어떤 점에서 보면 야당도우리와 같은 보수정당이지요. 의견의 일치를 못본다고 해도 의견의 접근이 가능한 부분은 많이 있지 않겠어요.』
-앞으로 정기국회등에서 여야간에 개헌공방등 어려운일들이 많을텐데요.
『여야간에 시각의 차이가 큰것같아요. 우선 안보를 보는견해가 아주 다르고 또 민주화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커요. 두 김씨를 중심으로 한야당은 정치의 민주화가 모든것에 우선한다는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정부여당은 정치란 다른 여러가지요소와 상관관계에 있다고 생각하지요. 또 야당은 책임이 없으니까 그런지 계층지역에 따른 갈등을 노출하고 말하자면 공감대의식이적은데 비해 여당은 책임을져야 하니까 방법에 차이가있는것 같아요. 「우리 집은 가난하다. 포니밖에 없으니까」하는 국민학교 학생의 글을 봤어요. 지금 우리나라에는 불평없는 사람이없어요. 그런 불평을 털고 개선하는 방향으로 정치적 시각을 맞춰가야지요』
-민주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주권재민을 믿습니다. 무슨힘이든 거기서 나오는것 아닙니까. 호주멜번에 갔을 때 비싼 돈주고 소련발레단을 초청했는데 무대노동자들의 파업으로 공연도 못하고 돌아가더군요. 국민이 싫으면 안되는거지요. 그 국민을 따라갈수밖에 없지않겠어요.』 <김영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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