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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3년1개월 만 자서전 연재로 활동 재개…"언론계 몸담은 게 부끄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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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중앙포토]

박근혜 정부 첫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윤창중씨가 7일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으로 대외활동을 재개했다. 2013년 5월 박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 때 워싱턴D.C.에서 발생한 ‘성추행 파문’으로 청와대를 떠난 지 3년1개월 만이다.

윤씨는 이날 오전 7시 자신의 블로그인 ‘윤창중 칼럼세상’에 ‘내 영혼의 상처, 윤창중의 자전적 에세이(1)’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200자 원고지 80여 매 분량의 긴 글에서 그는 우선 2013년 사건을 “대한민국 언론과 그 언론의 뒤에 숨어있는 음해세력이 콜라보레이션(협업)한 인민재판·여론재판·인격살인. 그것들을 모두 조합해 만든 인간 윤창중과 그 가족을 다룬 생매장의 드라마”라고 규정했다. 사건 자체에 대해서도 ‘워싱턴의 악몽’ 또는 ‘워싱턴의 그 사건’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어 글의 상당 부분을 사건 이후 교사였던 아내가 학교를 그만둔 과정과 가족들이 기자들의 취재 경쟁 때문에 고통받은 과정을 소개하는 쓴 윤씨는 언론에 대한 불만을 여러 차례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언론계에 34년 간 있었던 걸 다 잊어버리고 싶었다”“내가 언론계에 몸담었던 사실조차 부끄러웠다” 등의 문장을 통해서다.

글의 마지막 부분에서 윤씨는 “지금도 억울하게 당하고 있는 것과는 무관하게 커다란 물의를 빚은 사실 하나만으로도 국가와 국민 앞에서 죄인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다만 그러면서도 동시에 “언론이 말하는 공소시효가 만료될 때까지 무려 3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워싱턴 검찰에서 나에게 단 한번도 연락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기소를 하지 않은 사실은 법적으로 아무리 살펴보아도 나에게 죄가 없다는 법적 결론이 내려졌기 때문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라는 말인가”라며 “인생사 그야말로 사필귀정임을 절감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언론들은 지난달 윤씨의 사건을 맡았던 미국 현지 변호사의 말을 인용해 “미국에서 성추행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끝났다”고 보도했다. 윤씨의 블로그 글은 이 같은 보도가 나온 지 16일 만에 게재됐다.

윤씨는 글의 처음과 마지막에 “다시 글을 쓰려 한다”라고 명시했다. 실제로 글 뒤에 붙여놓은 ‘추신’ 형식의 짧은 메모에서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 7시에 자전적 에세이를 연재하면서 여러분과 공감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기록으로 남기도록 하겠다. 기록은 무서운 것임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유미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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