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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전방위 대북 압박외교에 반발…전통 우방국과의 외교활동도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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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전방위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대북 압박 외교에 강하게 반발했다.

대남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5일 ‘민족의 역사에 수치스러운 한 페이지를 남기게 될 추악한 행적’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외교를 맹비난했다. “아프리카 나라들에 얼굴을 들이민 남조선 집권자가 우리에 대한 악담질을 일삼고 반(反)공화국 ‘압박 공조’를 구걸하는 추태를 부렸다”라면서다.

이 매체는 “자력ㆍ자강으로 전진하는 우리 공화국에서 그 어떤 제재와 압박도 통하지 않는다”며 “우리 군대와 인민은 제재와 압박을 하면 할수록 더 힘 있게 일어섰고 기적을 창조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미국이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공식 지정한 데 대해서도 강력 반발했다. 북한은 이날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자금세척(세탁) 및 테러자금지원 방지를 위한 국가조정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발표해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침해하는 또 하나의 불법무도한 범죄행위로 강력히 규탄 배격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미국의 이번 조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2270호)로도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자 단독제재, 추가제재를 만들어 유엔 제재 결의의 빈 구멍을 메꾸고 우리에 대한 전면적 봉쇄를 실현해보려는 기도가 깔려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자금세척 및 테러자금지원 반대법을 채택하였으며 테러재정지원을 억제하기 위한 국제협약에도 가입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전통적 우방국가와의 외교활동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최태복을 단장으로 하는 노동당 대표단이 베트남과 라오스를 방문하기 위해 지난 4일 평양을 출발했다.

북한은 대외적 국가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지난 5월 적도기니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계기로 아프리카 방문에 나선 데 이어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의 쿠바 방문 ▶이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의 중국 방문 등 최근 들어 친선 국가와의 외교활동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이 같은 동시다발적 외교 행보에 대해 “대북 제재에 균열을 내고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라고 분석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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