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대 산부인과학교실 연구팀 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임신중인 한국여성의 84.7%가 성병의 일종인「헤르페스 심플렉스 바이러스(단순성 포진바이러스=약칭HSV)에 감염돼있거나 감염됐던 경험을 갖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려대의대 산부인과학교실연구팀(유승일·김선행·홍성봉박사)은 22일 서울시내에 거주하는 임신중인 여성 92명을 대상으로 HSV에 대한 항체보유 여부를 조사한 결과 84.7%인 78명에게서 항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HSV는 임부에게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으나 신생아에게는 감염률이 약 10%에 달하며 그중 70∼80%가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9월 이대부속병원에서 태어난 쌍동이 남아가 HSV에 감염돼 생후8, 16일만에 각각 사망한바 있다.
연구팀은 항체보유자 가운데 실체로 헤르페스를 앓고 있는 사람이 어느 정도인지, 타입이 어떤 것인지는 아직 조사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그러나 항체의 보유여부에 따라 임신중의 건강관리·약물복용·분만방법 등을 달리 해야하므로 미국 등과 같이 임부에 대한 항체검사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HSV는 한번 감염되면 일생을 통해 반복적으로 재발하므로 임신때마다 항체보유 여부를 검사해 감염에 따른 조산·유산·사산을 막아야 한다는 것.
그러나 임부 한사람을 검사하는데 시약값만 4만5천원 정도가 소요돼 의무화에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