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오픈’ 개최 못 할까…금녀 벽 허문 로열 트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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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녀의 벽을 허문 로열 트룬 골프장 클럽하우스 전경.

디 오픈(The Open) 개최지 중 유일하게 남성 전용 회원 정책을 고수해왔던 스코틀랜드의 로열 트룬 골프클럽이 마침내 백기를 들었다. 스코틀랜드 일간지 스코츠맨 등 주요 매체들은 2일 로열 트룬 골프클럽 회원 800명 중 75%가 여성 회원 입회를 찬성했다고 보도했다. 로열 트룬은 이에 앞서 지난 달 중순 회원들에게 서신을 보내 남성 전용 회원 정책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

회원 75% 찬성, 138년 고집 꺾어

오는 7월 제 145회 디 오픈을 개최하는 로열 트룬은 당초 올해 말 회원 투표를 통해 여성 회원 허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디 오픈을 비롯해 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로열 앤드 에인션트 골프클럽(R&A)이 남성 전용 클럽의 디 오픈 개최 불가 방침을 정하자 여성 회원 허용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그러나 지난 달 디 오픈의 또 다른 개최지였던 뮤어필드 골프장이 ‘금녀(禁女) 정책’을 유지하기로 발표하면서 개정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 됐다. 영국의 더타임스 등 유력 매체가 “뮤어필드의 결정으로 이제 관심은 마지막 남은 로열 트룬으로 쏠리게 됐다. 여성 회원 허용을 서둘러야 한다”며 압박했다.

로열 트룬 골프클럽의 마틴 샤인 회장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해야 한다는 생각에 회원들과 꾸준히 논의를 해왔다. 대다수 회원들이 여성 회원을 받아들이는데 동의해줘 기쁘다”고 말했다. 로열 트룬은 이에 따라 오는 7월 1일 열리는 특별 회의에서 투표를 실시해 1878년 개장 이후 138년이나 유지해 온 여성 회원 입회 금지 규정을 정식으로 철폐하게 된다.

로열 세인트조지(2015년)와 로열 트룬까지 합류하면서 디 오픈이 열리는 9개 골프장은 모두 금녀의 벽을 허물게 됐다. 지난달 남성 전용 회원 정책을 고수하기로 결정한 뮤어필드는 디 오픈 개최지에서 제외됐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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