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지 에티켓"이 없었다|여름 휴가 다녀온 가장·주부들의 고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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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야영지·주변상가의 생활용수와 쓰레기가 계곡을 온통 오염시키고 있더라』플 사이드에서 불고기를 구워 먹는 얌체가있더라』 『옷돈을 더주고 전세냉방차를 예약했는데 정작 온것은 냉방도 안된 고물차였다』『길건너 가게에서 1개 20원인 오이가 콘도안 슈퍼 마키트에서는 1천원이었다.』
여름휴가 유감-.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휴가지 도처에서 무질서,바가지 상혼, 제생각만 하는 얌체들을 만난다.휴가철이 끝나는 즈음 모아본 휴가지 유감-.
회사원 정대진씨(경기도안양시석수동) 는 7월말 삼척 두타산 계곡으로 가족동반 야영을 떠났다. 정씨는 정해진 야영지에 텐트를 쳤으나 곧 더 깊은계곡으로 옮겨야 했다
이미 주변 계곡물은 근처 상가에서 마구 버리는 생활용수와 오물로 심히 오염되어 있었다.
절대수가 부족한 화장실,쓰레기통때문에 산의 통행로에서 서너발짝만 숲으로 들어가도 코를 찌르는 악취와 오물로 발을 옮길수 없었기 때문이다.
가정주부 김영희씨 (서울성동구행당동) 는 7월말 3박4일간 몽산포에서의 교회연수를 위해 전세버스를 계약했다. 냉방된 차를 2만원을 더 내고 빌리기로했으나 정작 온것은 냉방이 안된 고물차였다.버스회사에 항의하여 결국 냉방차가 왔으나 불필요한실랑이로 출발이 예정보다 2시간 늦어졌고 그동안 40여명이 뙤약볕 아래서 기다려야했다.
회사원 이정기씨 (서울종로구 평창동)는 몇년래 4∼5가족이함께 주문진 바닷가로 피서를 가고 있다.
휴양지로 개발된 곳이 아니라 그곳 국민학교 교실을 숙소로 빌어쓰고 사례로 학교에탁구대등을 마련해 주었다. 그러나 을해에는 샤워 사용료로 1인당 하루 5백원씩 계산해 요구하더라고.
입주자의 편의를 위한 콘도안의 슈퍼 마키트가 시중가의30∼5백%의 높은 값을 요구하고, 터무니 없이 비싼 여관등의 음식값에 대한 불평도 많았다.
시인 고정희씨(서울도봉구수유동)는 제주도 서귀포의 H호텔에서 이틀을 묵었다.
값비싼 호텔료에도 불구하고 객실에는 책상이 없어 편지 한줄 쓰기 힘들였고,한잔에3천∼4천원의 음료를 마시지 않고는 바닷가 전망을 바라볼수 없도록 호텔 구조가 짜여져있더라고 철저한 상혼에 놀라음을 표했다.
가정주부 박미애씨(서울강남구대치동) 는 회사일로 바쁜 남편때문에 별러서 서울 변두리 호텔에서 1박2일로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모처렴 수영도 마음껏 하고 여행기분을 즐기려했으나 숙박 첫날 아침부터 그꿈은 깨졌다.
아침 5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옆방의 아이들이 쿵쾅거리며 복도를 뛰어다녀 잠이 깼는가하면,식당에서도 여전히 좁은 식탁 의자 사이를 뛰어다니며 소란을 떨었지만 부모는쳐다만 볼뿐 누구도 제지하지않았다.
오후에는 풀에서 수영하는데 옆에 자리잡은 가족이 풀 사이드 바로 옆에서 가스 버너로 불고기를 굽는 냄새로 자리를 옮겨야했다. 퇴약볕 아래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가운데 위험한 가스불로 엄청난 냄새를 풍기면서 당사자는 추호도 주변 사람들에게 신경을 쓰지 않더라는 것이다.<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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