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플 대항마…토종 앱 장터 원스토어 떴다

중앙일보

입력 2016.06.01 00:01

업데이트 2016.06.0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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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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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 3사, 네이버 손잡고 시장 40% 점유 목표

| 양강 구도에 도전장…앱 생태계 위해 100억 지원
개발자 몫 구글·애플과 동일 “경쟁력 약하다” 시각도

국내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가 손잡고 통합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원스토어’를 1일 선보인다. SK텔레콤의 ‘T스토어’, KT의 ‘올레마켓’, LG유플러스의 ‘U+스토어’와 네이버의 ‘네이버앱스토어’가 하나로 합쳐진 형태다. 이미 통신사들은 지난해부터 앱 마켓을 통합 운영했고, 여기에 네이버가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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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토어는 SK텔레콤의 자회사 원스토어 주식회사가 맡아 운영한다. 네이버는 원스토어 주식회사에 27억원을 출자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용 대가로 앱 판매수익의 일정 부분을 원스토어에 수수료로 지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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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통합 앱 마켓을 출시한 것은 구글과 애플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국내 앱 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4조5055억원 규모다. 구글의 플레이스토어(51.4%)와 애플의 앱스토어(33.4%)가 시장의 84.8%를 장악하고 있다. 통신 3사와 네이버, 중소업체 등 토종 사업자의 앱 마켓 점유율은 모두 합쳐 12.8%에 불과하다.

원스토어는 3~4년 안에 시장 점유율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네이버의 각종 기능을 원스토어에 접목했다. 사용자들은 네이버 아이디로 원스토어에 로그인할 수 있고 ‘네이버페이’로 앱을 구매할 수 있다. 네이버의 검색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통신사들도 기존 사용자들의 앱 구매 내역을 원스토어로 통합하고 할인 쿠폰이나 포인트 적립, 현금 지급 등의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각 사는 앱 구매금액과 동일한 금액의 포인트를 충전해 주는 등 프로모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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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들과 네이버는 원스토어를 통해 국내 앱 생태계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밝힌다.

일단 통합 앱 마켓이 출시되며 앱 개발사의 개발 과정이 간소해졌다. 원스토어의 개발 기준에 따라 앱을 만들고 한 번만 검수를 받으면 된다. 과거에는 각각의 앱 마켓이 제시하는 개발 기준에 따라 앱을 고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원스토어가 경쟁력 있는 유통채널로 자리 잡게 될 경우 앱 개발자의 판로가 확대되는 효과도 있다. 원스토어에 참여하고 있는 4개 회사는 창조경제혁신센터, 중소기업 상생 프로그램 등을 통해 앱 개발업체들을 지원·육성하고 있다. 이런 스타트업의 경우 원스토어를 활용해 수익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지난 4월 원스토어 출시와 관련해 “각 사 모두 스타트업과 중소개발사와의 동반 성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동반 성장 프로그램을 위해 3년간 100억원 수준의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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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 앱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모바일 앱 시장 조사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2020년 세계 모바일 앱 시장 규모는 1010억 달러(약 12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니엘 레비타스 앱애니 마케팅 총괄 부사장은 “세계 앱 시장이 연평균 20%씩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앱 개발자들에게는 최고의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한 앱 마켓이 만들어 내는 경제효과는 애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애플 앱스토어의 매출은 200억 달러(약 23조원)로 이 중 70%인 140억 달러(약 16조원)가 개발사에 돌아갔다. 2008년 앱스토어 출범 후 개발사들이 벌어들인 수익은 400억 달러(약 46조원) 규모다. 애플은 앱스토어로 인해 미국에서 190만 개의 일자리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양강체제로 굳어진 국내 앱 시장에서 원스토어가 성공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노상규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원스토어는 후발 사업자로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지 않다. 개발자로서는 원스토어를 겨냥해 앱을 개발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앱 개발사가 규모가 작은 국내 시장보다는 세계 시장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원스토어의 출시가 개발 환경에 큰 변수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 교수는 “이미 국내 사용자들도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구글과 애플 외에 별도의 채널을 공략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앱 개발사 관계자도 “원스토어가 개발자에게 받는 앱 판매 수수료를 30%로 책정했다. 구글·애플과 동일한 수준이라 굳이 원스토어를 위해 앱을 개발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원스토어가 출시 초기라도 앱 판매 수수료를 30% 미만으로 낮추는 등 시장에 조기 안착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용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차별화된 서비스로 경쟁력을 쌓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원균 KT경제경영연구소 전임 연구원은 “원스토어가 경쟁력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통신 3사와 네이버가 육성하는 앱 개발사들을 중심으로 독점 콘텐트를 유치하는 등 콘텐트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이용자들을 위해서는 할인이나 적립 혜택을 강화하는 등 구글이나 애플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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