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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애의 Hola! Cuba!] <18> 아바나에서 가볼만 한 레스토랑 & 카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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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게 ‘먹는 재미’다. 한데 쿠바는 먹는 재미로 따지면 낙제점이다. 모히또, 럼 등 ‘마실 거리’는 풍족하지만 ‘먹을거리’는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런 쿠바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약 5년 전부터 쿠바 정부는 일부 업종에 대해 자영업을 허가했다. 까사(개인이 운영하는 민박집)와 식당이 대표적이다. 빨라다르(Paladar, 스페인어로 맛 또는 미각이란 뜻)라고 하는 개인 식당이 최근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외국인 뿐 아니라 주머니 두둑한 쿠바인들도 팔라다르를 찾는다. 젊은 종업원의 발랄한 서비스, 맛있고 독특한 음식과 저렴한 가격까지 모두 매력적이다.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가볼 만한 레스토랑과 카페 4곳을 추천한다.

국영 레스토랑 엘 템플레떼(Restaurante El Templete)

여행자로 붐비는 레스토랑 엘 템플레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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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곳은 팔라다르가 아니다. 쿠바 정부가 운영하는 국영 레스토랑이다. 보통 쿠바의 국영 레스토랑은 하나같이 불친절하고 특색이 없는데 이 집은 좀 다르다. 스페인식 요리를 근사하게 선보이는 곳으로 직원들도 젊고 친절하다. 원래 생선 요리로 유명한 집이었지만 지금은 고기와 생선 요리 모두 맛있다. 올드 아바나 오비스뽀 거리의 끝에 자리하고 있다. 아바나 항이 보이는 전망도 근사하다.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지만 그만큼 값어치를 한다.

헤밍웨이가 모르는 맛집, 엘 찬츄예로(El Chanchullero)

엘 찬추예로의 브로체타(케밥), 아보카도, 토마토 그리고 오이를 아낌없이 담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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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삐똘리오 맞은편 브라질 거리에서 직진하면 유난히 많은 사람이 줄지어 선 작은 레스토랑이 나온다. 오후 1시에 도착하면 4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좁은 입구엔 ‘헤밍웨이가 한 번도 오지 않은 집’이라 쓰여 있다. 개성 넘치는 인테리어로 젊은 외국인 여행객에게 인기다. 2페소(약 2달러)짜리 다이끼리(Diquiri, 럼을 넣은 칵테일)가 유명하고 음식도 맛있다. 쿠바에서 보기 드문 개방형 주방을 갖췄고 저렴하고 푸짐한 음식을 자랑한다. 신선한 아보카도와 토마토를 아낌없이 썰어 넣은 접시를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운치 있는 카페, 에스또 노 에스 운 카페(Esto no es un Café)

에스또 노 에스 운 카페의 에스프레소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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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이름을 해석하면 ‘이것은 커피가 아니다’인데 커피가 아주 맛있는 카페 겸 레스토랑이다.  올드 아바나의 대성당 광장 인근 골목에는 소문난 카페와 식당이 많은데 이 집도 그 가운데 하나다.  파라솔 아래 예쁜 화분이 하얀 테이블보 위에 앙증맞게 놓여 있는 모습만 봐도 머물고 싶은 집이다. 음식 이름이 재미있다. 이를테면 뒤샹의 샘(La fuente de Duchamp, 뒤샹은 프랑스 화가), 치킨 폴락(Pollo Pollock, 폴락은 미국의 행위미술가)이라는 메뉴가 있다. 햇살 좋은 아침,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에스프레소 한 잔 마시기 더없이 좋은 집이다.

정겨운  카페 아르크앙헬(Café Arcángel)

카페 아르크앙헬의 스타벅스 시티 머그컵 콜렉션. 서울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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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끄앙헬은 천주교 용어로 대천사(大天使)를 뜻한다. 카페 아르끄앙헬은 까피톨리오에서 멀지 않은 센트럴 아바나에 있다. 낡은 아파트 1층에 자리잡은 카페인데 작은 간판과 파스텔톤으로 칠한 외관이 정겹다. 카페 내부에는 타일로 된 엔티크 테이블이 따뜻한 느낌을 주고, 낡은 흑백 TV에선 찰리 채플린 영화가 나온다. 서울, 브라질, 이스탄불 등지에서 가져온 ‘스타벅스 시티 머그컵’도 전시해뒀다. 주인 아주머니가 여행을 다니며 모은 것도 있고, 여행 친구들이 준 선물도 있단다. 카페에서 느긋이 차를 마시면, 이곳이 공산주의 국가, 그것도 수도 아바나의 한복판에 자리잡은 카페가 맞나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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