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레터] 죽은 노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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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의 20대 국회가 개원했습니다. 여야는 옥시 방지법, 청년 일자리법, 모자 보건법 등 민생 현안들을 먼저 다루겠다고 합니다. 생활밀착형 이슈를 법안화하기 위한 세미나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그렇다고 20대 국회가 민생 중심의 협치로 순항할 것이라고 낙관하기는 이릅니다.

상시 청문회를 규정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와 청와대 사이에 냉기류가 형성돼 있습니다.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려운 게 협치입니다. 미세먼지 대책을 둘러싸고 정부부처 사이에서도 협치를 못 이룬 채 엇박자를 내지 않습니까.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기업의 체감경기가 위축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의 BSI는 71로 지난달과 같았습니다. 3,4월의 상승세가 멈췄습니다. BSI가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느끼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므로, 71은 상당히 나쁜 수준입니다.

고용시장에도 후폭풍이 불고 있습니다. 4월의 신규 채용인력은 65만명으로 1년 전에 비해 5만9000명(8.3%) 감소했습니다. 구조조정에 따른 예상된 고통입니다. 이게 구조조정을 보류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구조조정 이후 어떻게 원상을 회복하느냐 하는 우리 경제의 회복력(resilience)입니다.

근로자들에겐 디스토피아를 예고하는 듯한 보고서가 OECD에서 나왔습니다. 로봇이 인간의 직업을 얼마나 대체할 것이냐를 국가별로 예측한 것입니다. OECD 회원국 전체로는 9%정도의 직업이 자동화로 대체될 것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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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우 대체율이 이보다 낮은 5.9%로 나왔습니다. 로봇이란 좀 추상적으로 본다면 자본·기술·노동의 오랜 축적을 토대로 나온 산물입니다. 이게 현재 살아 있는 인간의 영역을 점령하려는 참입니다. 누구 말처럼 ‘죽은 노동’이 ‘산 노동’을 구축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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