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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의 재능·솜씨 영구보존 의지|과학기술문화재 18점 첫 국보·보물지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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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번에 문공부가 과학기술문화재를 국가지정 유형문화재로 지정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1차로 국보3점, 보물15점을 지정했다. 5천년 역사에서 우리민족은 어느 민족보다 뛰어난창의적 재능과 솜씨로 과학기술을 발전시켜왔으나 그간 이러한 문화유적이나 유물은 방치돼왔다.
당국은 앞으로도 과학기술문화재에 대한 조사와 지정·복원을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이번에 국보로 지정된 천상열차분야지도각석은 일종의 천문도다. 조선왕조를 세운 태조가새 왕조의 표상으로 천문도 갖기를 원하므로 성도를 석각해 만든 것 (1395년). 중국에 이어세계 두 번째로 오래된 유물이다. 창덕궁 유물창고에 있는데 1백22·5cm×2백11cm×12cm 크기의 오석.
보루각의 자격루도 국보로 지정됐다. 자격루는 세종 때 장영실이 만든 물시계. 자동시보장치가 붙은 스스로 움직이는 물시계다.
조선왕조의 표준시계로 사용해오다가 고장으로 방치된 것을 중종 때(l536년) 다시 제작했다. 그 누기가 현재 덕수궁에 남아 있다. 재료는 청동.
또 국보로 지정된 혼천시계는 천체관측용 측각기와 천문시계로서의 기능을 갖고 있다. 현종 때(1669년)만들어졌다. 서양식 자명종과 같은 원리. 2개의 종의 운동으로 움직이는 시계장치와 육합의·삼신의·지구의의 세 부분으로 구성된 혼천의 두 부분으로 돼있다. 1백20cm×98×52·3cm크기에 놋쇠와 무쇠로 만들었다. 고려대 박물관소장.
15점의 보물지정 문화재(목록은 3일자 중앙일보참조)중 수표는 측우기가 발명되고 강우량측정법이 과학적으로 제도화되면서 설치된 하천수위계. 높이 약3m의 화강석으로 현재 세종대왕기념관에 있다. 1749년(영조25년)이전 제작.
숭정9연명 신법지평일귀는 1636년 (숭정9년)제작된 해시계. 명의 이천경이 「애덤·셜」의 시헌역법에 따라 제작했다. 1백19·5cm×58×14·6cm크기의 대리석으로 세종대왕기념관 소장. 중국 것을 본떠 18세기 초 관상감에서 만든 해시계도 있다.
관상감 측우대는 조선시대 수백 년 간이나 강우량을 측정하던 15세기 전반의 가장 훌륭한유물의 하나다.
측우기를 올려놓고 측정하던 대석으로 서울 매동국교에 있던 것을 현재 중앙기상대가 소장하고 있다. 대구선화당측우대도 함께 있다.
또 신법천문도병풍은 「쾨글러」가 작성한 3백좌 3천83성의 대성표를 영조 때 중국에 갔던 김태서·안국빈이 그에게서 직접 배워 그려온 성위를 가지고 만든 8폭 병풍. 속리산 법주사 소장.
이번 과학기술문화재조사에 나섰던 학자들은 과학박물관의 조속한 설립을 건의했다.<이근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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