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반에 첫 흑인요정탄생|18세 「토머스」양 미피겨 챔피언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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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백인들의 전유물처럼 되어있던 피겨스케이팅에도 검은 돌풍이 일기시작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샌호제이시맴피스고등학교를 졸업한 18세의 흑인소녀「데비·토머스」양. 「토머스」는 지난달 29일 루이지애나주 베이턴 루지에서 벌어진 스포츠 페스티벌 피겨스케이팅 여자 규정종목에서 현챔피언인 「카린·카다비」에 이어 2위를 차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이어 「토머스」는 30일 자유종목에서는 완벽한 연기를 펼쳐 1천6백여 관중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으며 80.30점으로 당당히 l위를 차지, 이 종목에서 78.10점으로 2위로 처진 「카다비」를 제치고 첫번째 미국 흑인여자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이 된것이다.
5살때부터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한 「토머스」는 그동안 가족들의 헌신적인 뒷받침으로 급성장을 거듭했으며 전국무대에 처음 등장한 83년도 스포츠페스티벌에서 4위를 차지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88년 캐나다 캘가리 동계올림픽에서 미국대표선수로 명실상부한 세계의 스타로 도약할것이 기대되는「토머TM」는 학교성적도 뛰어나 올가을 서부의 명문 스탠퍼드대학에 진학, 생물학을 전공할 예정이다. 「토머스」는 우승후 기자회견에서 백인들이 지배하는 피겨스케이팅에서 흑인으로서 성공하게된 경위를 묻자 『모든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최고실력자가 되기위해 열심히 노력한것뿐』이라면서 앞으로 목표는 세계적인 선수가 되는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스포츠에서 스케이팅을 비롯, 스키·아이스하키·승마·수영·골프·테니스등의 종목에선 흑인들이 거의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 테니스의 「아더·애시」, 골프의「캘빈·피트」등이 두각을 나타내더니 피겨스케이팅에서도 마침내 백인의 아성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임병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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