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레터] 하벨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푼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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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 문제로 정치권이 소란스럽습니다. 보훈처는 이 노래를 5.18 기념식에서 기념곡으로 제창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전례가 없다, 애국가도 국가 기념곡이 아니다, 하는 설명입니다. 공무원 입장에서 본 규정 논리로선 일리가 있습니다. 다만 이게 법이나 규정만 따져 정하면 될 문제인가, 하는 데엔 다른 의견이 나옵니다. 정치적 의미, 여론의 수용성 등을 두루 고려한다면 다른 결론도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정부 결정에 재고를 요청한 것도 그 때문인 듯합니다.

예산 문제로 귀결되는 경제이슈의 경우 타협의 여지가 큽니다만, 상징을 둘러싼 갈등은 그렇지 못합니다. 3당 원내대표와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만나 협치의 가능성을 보여준 게 불과 며칠 전입니다. 그러다 하필 이런 문제로 간극을 노출하다니, 참 아쉽습니다.
故 바츨라프 하벨 체코 대통령에 대한 특강이 오늘 경희대에서 열렸습니다. 그는 체코 민주화의 상징적 인물입니다. 비스마르크가 정치를 ‘가능의 예술’이라 한 반면, 하벨은 ‘불가능의 예술’이라 했습니다. 딱 한 글자 차이지만, 전자는 현실주의 정치를, 후자는 이상주의 정치를 희구합니다. "정치는 도덕적인 인간다움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행위"라는 말에서 그의 이상주의가 잘 담겨 있습니다. 하벨의 관점이라면 '임을 위한 행진곡'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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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가 올해 우리 성장률을 2.7%로 전망했습니다. 지난해 11월의 전망치 3.1%에서 0.4%포인트 낮은 수치입니다. 내년 성장률도 3.6%에서 3.0%로 낮췄습니다. OECD가 추계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3.1~3.2%입니다. 제 실력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는 게 지금 우리 경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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