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거리 달라" 시민단체 가장해 공사장 이권 챙긴 전현직 조폭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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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지역 내 건설장비 업체를 모아 단체를 조직한 후 건설사 등을 협박해 수십억원 상당의 이권을 챙긴 전·현직 조직폭력배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6일 공동공갈 등 혐의로 평택 A위원회 위원장인 이모씨(49)를 구속하고 이 단체 간부 김모씨(53)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와 김씨는 전·현직 조직폭력배들로 입건된 A위원회 집행부 중 6명이 조직폭력배 부두목·행동대장 출신 등이다.

이들은 지난 2013년 10월 장비협회 등 건설 관련 단체 21개(회원 수 1000여명)로 단체를 결성한 후 같은 해 12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17개 업체를 협박해 35억원 상당의 공사 이권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주로 평택 고덕국제화계획지구에서 공사 중인 건설사들이 대상이었는데 A위원회에 가입하지 않은 업체에 하도급 등을 줄 경우 회원 수십 명을 동원해 집회를 여는 방식으로 공사를 방해했다. 건설사들은 공사기간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 어쩔 수 없이 A위원회 측에 일감을 주거나 A위원회 소속 업체의 장비를 임차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 등은 2년여 동안 28차례나 실력행사용 집회를 열었다.

이씨 등은 A위원회 회원 업체로부터 가입비(30만원)·월회비(5만원)·공사 매출금 수수료(5%) 등을 받아 챙겼는데 수천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경찰은 추산하고 있다.

경찰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A위원회 간부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신청하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고덕지구 개발은 경기도시공사와 평택시 등이 오는 9월까지 평택시 고덕면 392만8천여㎡에 2조2277억여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사업이다.

수원=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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