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살 때 겪은 간호병 체험기 「군번없는 소녀」로 엮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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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올해 51세의 주부가 34년전 6.25때 17세의 처녀로 겪은 전쟁체험을 기록,MBC제정 「6.25문학상」의 장편 논픽션부문 가작으로 당선됐다.작품 『군번없는 소녀』의 작자이자 주인공인 맹용숙씨. .
『1.4후퇴때 포로가 돼 3개월동안 갖은 고생을 다했습니다. 어머니 얼굴 한번 보고, 밥을 실컷 먹어보는게 소원이었지요.』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맹씨가「군번없는 소녀」가 된 것은 50년 9월.서울상명여고 3학년에 다니다가 6.25를 만나 고향인 충주로 내려갔다. 그때 육군 8사단 16연대 3대대 10중대가 맹씨집에 중대본부를 설치, 당시 중대장이었던 백창환씨(63)의 주선으로 부산에서 문을 연 학교로 향하다가 군부대가 갑작스런 전투명령으로 중부전선에 투입되자 학교에 못가고 부대를 따라 군속으로 전쟁에 참여하게 됐다.
『그때 간호원 포로 34명중 제일 나이가 어렸어요. 가까스로 탈출에는 성공했지만 동상과 영양실조로 오랫동안 고생했습니다.』
군부대에 있던 인연으로 당시 중대선임하사였던 심상보씨(55.화가)와 전쟁이 끝난 53년 10월에 결혼, 3남3녀를 두었다.
『지난해 버스 안내양들을 상대로 6.25의 산 증언을 이야기하다가 글을 써볼까 생각했지요.』맹씨가 6.25의 체험을 작품으로 쓴 것은 이번이 처음..
서울도봉1동 새마을부녀회장으로 있으면서 고아원,양로원방문등 불우이웃돕기에도 힘써 온 맹씨는 상금(5백만원)을 나눠 이들을 위해 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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