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이야기들<4299>-제82화 출판의 길 40년(52)-해방직후의 출판목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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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1945년 해방당해연도에 출판된 책을 종류별로 소개해 보겠다.
아동도서류는『별나라』를 그해 12월 별나라사 출판부에서, 소년소녀잡지 『새동무』가 신문화사에서 각각 나왔다.
총집류는 독립을 맞아 새로운 나라를 세워야겠다는 의식이 드러난 책이 눈에 띈다. 계몽총서 제1집으로 신정언저 『조선독립의 긴급문제』 가 계몽구락부에서, 신조선총서 제1집으로 안재홍저 『신민족주의, 신민주주의』 가 민우사에서, 호암전집 제1집으로 문일평저 『한미오십년사』 가 조광사에서 각각 나왔다.
윤리학류로는 이호제편으로 『조선청년에게 부과된 사명』 (출판사 미상) 이, 장시화편으로 『건국훈화』 가 경천애인사에서 각각 나왔다.
국사류는 문일평저 『조선사화』가 청구사 간으로, 권덕규저 『조선사』 가 정음사 간으로, 한홍구편『한국약사』 가 상당인쇄소에서, 신태화편 『조선역사』 가 삼문사출판부에서, 계몽초서 제2집으로 신정언저 『상식국사』, 이선근저 『조선근세사』 가 정음사에서, 장도빈저 『한국말년사』 가 덕흥서림에서 각각 나왔다.
정치서류에서는 김병순저 『정치요론』 이 웅변구락부에서, 「레닌」저 『국가론』 이 사회과학연구회편역으로, 『조선의 장래를 결정하는 각정당 각단체 해설』 이 흥론사에서, 추산인편 『조선동포에게 고함』 이 조광사 간으로, 해방사편의 『정치노선에 관하여』가 나오고, 김종범·김동운 공저 『해방전후의 조선진상-총독정치의 죄악 폭로』 가 조선정경연구사에서, 해방사편으로 『우리의 정치노선』 등이 각각 나왔다.
경제학류로는 선진수저 『인생 일대의 경제학』이 청구사에서 나왔다.
사회사상서류에서는 김윤편 『주의해설』 을 사회발전사에서, 인민문화사편으로 『조선인민공화국의 탄생경로와 중앙인민의원회의 활동』 이 나왔고, 또 조선산업노동조사소편으로 『옳은 노선을 위하여』를 우리문화사에서, 『중국공산당과 민족통일 전선』 이 같은 우리문화사에서, 유물론연구회편으로 『공산청년회의 임무에 대하여』가 현우사에서, 노농사역편으로 『양세계관-「스탈린」의 월스회담기-』가 혁신서원에서, 일본사람인 화전철이의 『공산주의 좌익の소아병』이란 책이 희망각에서 일본말로 나왔는데 이 무렵에 일본 책이 나왔다는 것은 이 목록을 의심할 정도로 의아하게 생각되었다.
국어철자법류로는 최현배저『중등조선말본』과『한글의 바른길』이 정음사에서 나왔다.
외국어류로는 김동성편 『최신영한사전』 이 대한출판사에서, 변인선편 『한미사전』 이 정문관에서, 이철낙저 『영어회화』 가 계림학회에서 각각 출판되었다.
신시·시조류로는 중앙문화협회편으로 『해방기념시집』 과 삼문사출판부편으로 조선문학선집 제1권 『시조집』 이 각각 나왔다.
현대소설류로는 이광수저『유낭』이 홍문서관에서 나왔다.
위 목록에 기재된 책들을 잠깐 훑어보면 책의 규격이 소·중· 대로 구분 기재되어 있었다. 이 규격은 지금 말하는 판형의 규격일 것이다. 그런데 이 규격이 39종 목록중 단 5종만이 중이었고 나머지 34종은 모두 소로 표기되어 있다. 규격 중은 『한미오십년사』, 권덕규저 『조선사』, 한홍구편 『조선략사』 『옳은 노선을 위하여』 와 『중등조선말본』 과 『영어회화』 등이다.
또 페이지수 1백 면이 넘는 책은 국사류의 7종과 말본 등 2종과 시집과 소설책 『유낭』2종으로 모두 11종이었고 나머지 28종은 모두 「규격소」였다.
한마디로 해방직후 나왔다는 책들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정치선전물을 주종으로 하는 팸플릿에 지나지 않는 경박한 그 시대의 사회상을 표현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정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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