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폐연료봉 재처리 추정"

중앙일보

입력

고영구(高泳耉)국가정보원장은 9일 "북한이 영변 핵 재처리 시설에서 8천여개의 폐연료봉 중 소량을 재처리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보 최고 당국자가 북한의 핵 재처리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북한 평북 영변의 핵 재처리 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 인근에서 북한이 핵 재처리 준비를 하는 모습이 포착된 적은 있으나 실제로 핵 재처리를 실행한 증거는 제시된 적이 없다. 高원장도 이날 핵 재처리의 증거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高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폐연료봉 재처리 시기는 지난 4월 30일과 5월 1일 이틀간이며 핵 관련 협상을 의식한 위협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한 회의 참석자가 전했다.

국정원 측은 또 북한이 1997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영변에서 북서쪽으로 40km 떨어진 용덕동에서 97년부터 2002년 9월까지 70여차례에 걸쳐 고폭실험을 했으며, 우리 정보 당국은 김대중(金大中)정부 출범 초기인 98년 4월 이를 처음 확인한 이후 동향 파악을 계속해왔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高원장은 이날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만큼의 소규모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高원장은 황장엽(黃長燁)씨 문제에 대해 "신변 안전을 확보한 후 일반 관리로 전환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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