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김종인 추대 논란 개입하지 않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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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1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를 당 대표로 추대하자는 당 일각의 요구와 관련, “나는 직전 당 대표였기 때문에 당내 현안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문 “난 직전 당 대표…양해해 달라”
“우리 당서 가능하겠나” 말하기도

문 전 대표는 “저를 개입시키지 말아 달라는 당부의 말씀도 드리고 그래서 질문도 안 받겠다”며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전남 하의도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았던 문 전 대표는 방문 소감이나 재방문 일정을 묻는 질문에도 대답 없이 웃기만 했다.

당내에선 총선에서 더민주를 원내 제1당으로 끌어올린 김 대표를 합의추대하자는 목소리와 당헌·당규에 따라 누구라도 출마 의사를 밝히면 경선을 치러 새 당 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앞서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대표를 모셔온 분이 문 전 대표 아니냐”며 “문 전 대표의 정치적 결단이 받아들여지든 안 받아들여지든 정치적 의사 결정을 통해 화두를 끌어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당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불개입 입장을 밝히면서 합의추대론은 힘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이동학 전 혁신위원과 영입인사인 김빈 빈컴퍼니 대표, 남영희 비례대표 후보와 함께 오찬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 합의추대론 얘기가 나오자 문 전 대표는 “우리 당에서 그것이 가능하겠느냐”고 되물었다고 한다. 김빈 대표는 “(당권 주자들이 여러 명인) 당 상황상 가능하겠느냐는 뜻으로 들렸다”며 “(문 전 대표는) 컷오프 인사들로 꾸려진 ‘더컸 유세단’을 격려했고, 앞으로도 2030 지지를 확대하는 데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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