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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 지속가능발전목표를 향하여! 사회공헌 보폭 넓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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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 CEO는 소셜 네크워크를 통한 전 세계적 연결성과 그로 인한 빈곤해결의 연결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를 위해 UN 난민캠프에 인터넷 연결을 제공하고 2020년까지 최빈국에 인터넷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 활동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UN 지속가능발전목표(이하 SDGs·작은그래픽)의 제1 목표인 ‘모든 지역에서의 모든 형태의 빈곤 종식’과 해당사의 업종을 효과적으로 연결시킨 대표적 사례이다.

빈곤퇴치·기아종식·건강한삶 등
UN에서 선언한 SDGs 17개 목표

레고는 SDGs의 제4 목표인 ‘양질의 교육 보장 및 평생교육 기회 증진’과 자사 제품인 촉각을 활용한 놀이도구 레고를 연결시켰다. 이에 시각 장애아동을 위한 CSR 캠페인 진행 및 유니세프와의 협력을 통한 아동 인권강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의 다국적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SDGs 제3 목표인 ‘건강한 삶과 웰빙’을 언급하며 최빈국내 보건의료시설 지원 관련 자사 CSR 활동을 홍보했다.

 지난해 9월 2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민간부문포럼(UN Private Sector Forum)에서 36개 글로벌 기업이 SDGs 지지연설과 함께 해당 기업의 관련 CSR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했다. 전날 제70차 유엔총회에서 선언된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위해 각 기업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구체적인 이행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SDGs는 새천년개발목표(MDGs)에 이어 2016년부터 2030년까지 글로벌 빈곤 종식과 지속가능개발을 위해 전 세계 정부와 기업·시민사회가 합의한 17가지 목표다. 다양한 해외 글로벌 기업들이 SDGs와 관련시킨 향후 CSR 방안을 표명했다.

 UN을 중심으로 한 국제 협력기구발 아젠다가 전 세계 사회공헌 흐름의 이정표가 된 것은 글로벌 CSR 체계에서 공식화된 일이다. 경영컨설팅기업 라임글로브 최혁준 대표는 “국제사회 차원에서는 거대 자본의 흐름을 통해 전 지구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을 주요 행위 주체로 인식하며 국제적 아젠다에 참여하기를 촉구해 왔고 기업 또한 아젠다 발표로 관련 사회공헌 사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DGs의 경우 17개 주요 목표, 169개 타깃이라는 방대한 분과 안에 각 기업이 진행하고 있는 CSR 관련 활동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최 대표는 “기업 입장에선 기존의 CSR 관련 사업을 크게 변경하지 않고도 선택과 집중, 그리고 적절한 홍보를 통해 국제사회의 흐름과 요구에 발맞출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UN 193개 회원국의 합의와 각 이해관계자의 관심 에도 불구하고 SDGs에 대한 국내 기업의 반응은 미미했다. 유엔민간포럼에 참여한 임홍재 유엔글로벌콤팩트한국협회 사무총장은 국내 기업 중 단 한 곳도 역대 관련 유엔민간포럼에 참여한 적이 없음을 지적했다. 그는 “(SDGs 등) 국제 이슈에 활발히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과는 달리 무관심한 국내 기업을 보며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대표는 “사실 국내 기업의 전 지구적 아젠다에 대한 무관심과, CSR 활동에 있어 거시적 방향보다 쇼오프(show-off)성의 단순 사회공헌활동에 집중하는 경향은 대한민국 사회공헌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면서 “이러한 시점에서 앞으로 15년 간 전 지구적 아젠다로 제시된 SDGs는 국내 기업이 각 CSR 사업의 큰 방향성을 정립하고 이를 각 사업과 연결시켜 글로벌 사회공헌 트렌드 및 국내외 정책과 발맞출 수 있도록 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기업들도 올해 들어서 ‘유엔 SDGs 대응’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추세다. 지난달 22일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이 발표한 ‘2016 국내기업 CSR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국내기업 CSR 담당자와 외부전문가 100여 명은 올해 CSR 5대 이슈 중 하나로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를 꼽았다. 전체 16개 항목 중 우선순위에 따라 3개 이슈를 고르는 설문 결과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 대응’이 총 84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kt CSV센터 이선주 상무는 “kt 그룹은 자사의 다양한 기술을 통해 SDGs 이행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면서 “과거와 달리 중장기적 목표를 설정·실행함으로써 kt는 물론 국내 기업들이 사회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CSR 전문가들은 SDGs로 인해 국내 CSR 사업의 고질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대표는 “다양한 SDGs 목표들 가운데 자사가 운영하고 있던 CSR의 사업과 세부 프로그램을 점검하고 주요한 목표 및 하위 타깃을 중심으로 향후의 사업 방향성을 정립해야 한다”면서 “SDGs를 중심으로 국내 CSR 주요 이해관계자간의 활발한 연계를 통해 주요 가치통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특히 ‘파트너십’은 SDGs 및 CSR의 목표 달성에 핵심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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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은 “기업은 CSR을 비용적 관점에서 파악하기보다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가치 창출의 토대로 인식하고 CSR 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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