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1>이희영<서울대·비뇨기과>-「정력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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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고금 동서를 막론하고 중년기가 되면 불로장생약을 갈구하게 된다. 이런 「반로환동」을 위한 강정제의 갈구는 인류역사와 함께 등장했다. 체력을 증강하고 나아가서는 정력, 혹은 성능력을 왕성케 하려는 약이나 방법은 옛날부터 너무나 많이 회자되었다. 이들을 통틀어서 미약과 최음약이라고 부를 수 있다.
최음약은 정력제·애정약·회춘약·항로약·선약 등의 여러 가지 별명을 갖는 것으로 각국마다 독특한 약제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들을 주성분별로 보면 첫째, 호르몬제 제를 주제로 하는 약 둘째, 비타민과 광물질을 주제로 하는 약 세째, 요힘빈같은 흥분 촉진제를 주제로 하는 약, 그리고 인삼·녹용·꿀과 같이 그 나라 고유의 민간 약제를 주제로 하는 약들로 나눌 수 있다. 따라서 이들 영약이라고 하는 강장약 속에는 경이적인 약효를 나타낼 만한 신비한 성분이 들어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옛날부터 성선인 고환(정소)이나 난소가 묘약으로 널리 알려져왔다. 실제 성호르몬이 성기능 지배에 주동적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성호르몬은 나이가 더해짐에 따라 반비례해서 그 함량이 줄고 이에 비례해 성교 능력도 줄어드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중년 남자에게 남성호르몬을 보충해 주었다고 항상 20대의 강력한 청춘을 유지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요즘 어떤 식품이 강정에 좋다고 해서 편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 역시 사실과 다르다.
강정식의 효과는 영양의 삼대원인 삼색(빨간색은 어·육류, 초록색은 채소·과일, 노란색은 곡식)의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데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우리 주변에는 사용량에 따라 정력이나 성기능을 저해하거나 근본적으로 저지하는 약, 이른바 제음제도 적지 않다. 별 관심 없이 어떤 약물을 썼을 때 그것으로 정력이 감퇴되어 성기능이 불완전해지는 제욕약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대마초·혈압강하제·항암제·아편·부교감신경 차단제·여성호르몬 등이 모두 이에 속하며 그밖에도 상당히 많다.
이상에서 알 수 있듯이 강정제나 불로장수약은 일반적으로 강한 체력과 건강한 강수를 위한 바람이지 어떤 목적에만 특수하게 효과를 보려고 쓴다면 잘못된 생각이다.
필자가 권한다면 자연환원법을 쓰면서 그때그때 약을 적절히 쓰라고 하고 싶다. 여기서 자연환원법이라함은 「일소백소에 일노백노」라는 마음가짐으로 쾌식·쾌동·쾌변·쾌접· 쾌수하는 일이다. 이것은 「1소 5다법」 (소식·다동·다설·다접·다휴·다망)과도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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