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성태 “김성식·현기환과 여·야·청 쇄신모임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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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중도 개혁 성향의 정치인들이 여야를 떠난 혁신모임을 추진한다. 청와대 인사까지 참여하는 형식이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1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과반 의석을 무기로 정부·여당이 해온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의 난맥상을 인정한다”며 “국정 운영 기조를 바꾸기 위해 여·야·청 쇄신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18대 국회 당시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의 쇄신모임인 ‘민본21’을 주도했던 그는 “이 회동을 계기로 여야 중도 성향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상시 모임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기환 “혁신모임서 부른다면 갈 것”
김성식 “다원적 협치 필요한 때”
김영춘 “이런 모임 마다할 이유 없다”
여당 안에선 별도 쇄신모임도 준비

그는 민본21을 함께했던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 국민의당 김성식 최고위원 등과 회동 일정 등을 조율 중이다. 현 수석도 “여야 혁신모임이 날 부른다면 가겠다”는 의사를 주변에 밝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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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식

민본21에서 활동했던 김성식 최고위원은 “김성태 의원의 제안에 공감한다. 이젠 여야라는 이분법적 구도가 아니라 ‘다원적 협치’로 주요 어젠다를 풀어야 한다”며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성난 민심을 잘 읽어야 (회동이) ‘말의 성찬’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진 중인 모임을 ‘민본21(18대)’의 틀로 국한하지 말고, ‘6인 모임’ 등으로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6인모임은 19대 총선에 불출마하거나 낙선한 여야 중도 성향 인물들(김성식·정태근·홍정욱·김부겸·김영춘·정장선)이 결성한 모임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비상대책위원은 “형식에 상관없이, 여야가 대화와 타협을 하자는 모임이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20대 국회 개원(5월 30일)을 전후해 여야를 망라한 쇄신 모임이 발족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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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환

용인대 최창렬(정치학) 교수는 “여야에서 일고있는 변화의 조짐은 4·13 총선을 통해 중도 지향적 인사가 대거 국회로 들어온 데다 ‘여소야대’로 인해 국회가 공동책임 정치로 나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안에서는 별도의 쇄신모임도 꾸려지고 있다. 민본21 출신인 황영철 의원은 “19대 국회 때는 안정적 과반 의석을 기반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을 뒷받침한다는 뜻에서 당의 안정화와 보수화가 주를 이뤄 왔다”며 “하지만 이젠 새로운 진로를 고민해야 한다.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과 함께 개혁 쇄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모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사무처 관계자는 “미래연대(16대), 수요모임(17대), 민본21(18대) 등은 우파 보수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목소리를 냈던 대표적인 개혁 쇄신파 모임이었다”며 “19대 국회 때 사실상 끊겨버린 명맥이 당의 위기를 계기로 20대 국회에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들이 ‘여소야대’ 국회에 협치의 새바람을 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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