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부상 피보고 성난황소로 돌변했다"|링의 난폭자 「해글러」 3회 KO승 화제만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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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링위의 미치광이』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토머스·헌즈」를 무참히 3회KO로 누른 「마빈·해글러」의 다음 도전자는 누가 될 것인가.
지난 77년이래 36연승을 기록하며 11차방어에 성공한 「해글러」는 당분간 미들급에선 무적으로 군힌하게 됐다.
따라서 「해글러」는 현 세계챔피언 중 또하나의 통합챔피언인 한 체급위의 「마이클·스핑크스」(라이트헤비급)와 세기의 일전을 벌일 공산이 커졌다. 「스핑크스」 역시 그동안 뚜렷한 상대가 없어 헤비급챔피언 「래리·홈즈」와의 대결을 추진중이었다.

<"헌즈전은 바로 전쟁">
○…「마빈·해글러」는 경기직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전은 하나의 전쟁이었다』면서 『여러분들이 말하는 멋진 승리가 무엇인지를 유감없이 보여줬다』고 자랑. 「해글러」는 『1회전때 부상으로 이마에서 피가 흐르는 순간 나는 성난황소로 돌변했다』고 말하고 『내가 「슈거-레이·레너드」나 「로베르토·두란」보다 훌륭한 복서라는 점을 과시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이를 증명했다』고 기염.

<당분간 은퇴 고려안해>
○…이번 승리로 11차계속방어기록을 세운 「해글러」는 부인 「버타」의 은퇴권유에도 불구, 당분간은 더 현역으로 뛸 것같다는 전망.
「해글러」는 미들급타이틀 14차 방어기록을 갖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카를로스·몬손」을 의식한 듯 『나는 새로운 역사의 문을 두드리고 싶다』며 최장방어기록 경신에 대한 의욕을 강력히 과시.

<주먹한방에 10만불>
○…「해글러」는 이날 승리로 당초의 대전료 5백60만달러에다가 수입의 일정비율에 따라 지급되는 4백50만달러를 합해 총 1천10만달러(약86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헌즈」도 대전료 5백40만달러와 수입배분금 2백70만달러 등 모두 8백10만달러(약69억원)를 받는다고.
특히 두 복서가 이날 링위에서 격돌한 시간이 총8분1초, 초로 환산하면 4백81초로 「해글러」는 초당 2만1천40달러(약 1천8백만원)라는 엄청난 돈을 거둬들인 셈.
또 「해글러」는 컴퓨터집계결과 「헌즈」가 날린 1백66개의 펀치 중 94개를 맞았고 「헌즈」는 1백73개 가운데 96개를 맞은 것으로 드러남으로써 「해글러」가 맞은 주먹한방의 댓가는 10만달러가 넘었다는 것.

<사상 최고흥행 기록>
○…이날 타이틀매치의 폐쇄회로중계에는 거의 2백만명이 몰려들어 지난 71년 「무하마드·알리」-「조·프레이저」 헤비급타이틀전때의 1백60만명을 능가하는 새 기록을 세웠다. 또 순이익만도 2천5백만달러(약2백15억원)를 올려 82년 「래리·홈즈」-「제리·쿠니」의 2천2백만달러를 앞서는 사상 최고의 흥행이 됐다.

<최다방어기록 19방>
○…WBA·WBC 및 IBF의 현 46명의 챔피언 중 타이틀최다방어는 WBA페더급챔피언 「에우세비오·페드로사」(파나마)가 세운 19차방어 기록이다. 【라스베이가스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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