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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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낙동강 굽이굽이
이봄을 열어 놓고
황악산 골 깊어
내려앉은 직지사
대웅전 큰 부처님도
주무시는 한나절은
풍향도 심심하여
뜰에 내려 거닐다가
천불전 처마 밑에
아기 부처 찾아 들고
산수유 노오란 꽃만
저 혼자서 꿈이 깊어
정원은 조용한데
해마저 저물어서
저녁답 저 범종이
산문밖에 나 감기면
추풍령 고개를 넘어
봄은 돌아가는데
어제 온 사람 있어
고향 소식 물었더니
사립문 열려진 채
마을은 비었는데
우리 집 해묵은 살구나무
꽃이 지고 있더라네.

<약 력>
▲1936년 금천시 교동 출생 ▲68년 매일신문·신아 일보 신춘 문예 시조 당선 ▲76년 시조집 『두메꽃』 간행 ▲한국 문인 협회 한국 시조 시인 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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