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중 높여「정합국회」포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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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2대국회 최다선인 구야권출신의 이재형의원을 국회의장으로 내정한 민정당의 이번 국희요직인선은 상징적 존재에 머물렀던 국회의장의 정치적 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12대국회가 「정치국회」 가 될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감안한것으로 풀이된다.
이것은 우신영국무총리서리, 노태우민정당대표위원의 발탁에 이은 입법부의 실세화라고도 해석될수 있는 동시에 모든 가용 인적자원을 최대한으로 가동한다는 총동원작전의 일환으로 생각되기도한다.
당초 국회의장후보로 이재형· 채문직· 윤길중씨등 3명이 거론될때만 해도 이 전대표위원의 발탁가능성은 적다고 보는 사람이 많았다.
그가 제헌국회부터 의원생활을 시작한 12대국회 최다선 (7선) 의 원노라는 점과 정치인으로서의 관록이나 경륜으로보아 의장으로는 적임자임에 틀림없지만 전국구 츨신이라는 점이 우선 장애요인으로 꼽혔었다. 공화당말기인 10대국회초 유정회출신의 백두진씨를 국회의장으로 선출하는 과정에서 큰 말썽이인교훈도 있었기 때문이다. 또이씨의 강한 개성으로보아 당수뇌부와의조화문제도 검토되었을것이라는 짐작도 많았다.
그러나 현재의 전국구는 유정회와는 성격이 다르고 여러경로를 통해 야당에 노크를 해본결과 운경(이씨의아호) 이라면 굳이 전국구라는 이유만으로 반대를 하지않겠다는 반응을 얻어 결정을 내린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채문직현의장의 재지명주장도 처음에는 강력히 대두됐었으나 무난하기는 하지만 경북출신이 당과 국회요직을 다차지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점이 우선 지적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의장에 처음부터 거론되던 최영철의원이 내정된 것은 호남출신이라는 지역적 배려와함께 언론인재직시부터 쌓아온 구야당권인사와의 좋은관계가 고려된것 같다.
의장후보로까지 물망에 오르던 윤길중씨가 빠진것은 의장으로 내정된 이상임고문이 71세라는 12대국회의 최고령자인데다가 부의장마저 68세의 고령자를 선출하는데는 문제가 있다는점과 지역도 경기(이고문)와 강원으로 중복된다는 점이 감안된것으로보인다.
13의 상임위원장과 예결위원장에는 예상대로 재선이상의 지역구출신의원들이 기용됐다.
14명 위원장중 ▲이종찬운영▲봉두완외무 ▲권정달내무▲박권흠문공 ▲김식농수산▲이찬혁보사▲김종호 예결위원장등 7명이 11대에 이어 외원장을 다시 맡게되었다.
국방위원장에 육군출신이 아닌 공군예비역장성이 기용된 것은 사상초유의 일이며 육사출신은 김식·권정달·이종찬의원이 유임되고 배명국상공위원장이 오한구경과위원장으로 교체된 정도에 그쳐 절대비율에는 변함이 없다.
지역별로는▲서울 1▲경기1▲충북 1▲충남 1▲전북1▲전남 1▲경북 4▲경남2▲황해 2명으로 11대의 철저한 지역안배에 비하면 강원도가 빠지고 영남이 6명이나 되어 비교적 지역적 고려는 중시되지 않은 편이다.
김종호예결위원장의 유임은12대총선에서의 전국최고득표율획득이 그게 고려됐다는 후문이며 이로써 11대 전반기의 내무위원장까지 합쳐 이총무와 함께 유일한 연3기위원장의 기록을 세우는 셈이다.
이번 국회요직인선은 한마디로 국회일은 국회가 알아서 처리하라는 자유재량권의 여지가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11대국회와는 판이하게 달라진 야당을 상대로 정치력을 발휘하고 정국경화가 초래되지 않도록 안전운항을 해나가겠다는 뜻이 의장단및 상임위원장의 진용에서 느껴진다.
14명의 위원장중 5공화국 출범이후 위원장을 맡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 8명이나 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해석돼야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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