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다시 주목받는 필랜· 히스페리아 ·빅토빌

미주중앙

입력

기사 이미지

필랜, 빅토빌 인근이 새로운 개발과 고속철 공사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인들에게는 은퇴후 치료와 힐링으로도 인기다. 사진은 필랜의 한 주택.

LA 동부의 샌버나디노와 리버사이드 카운티 지역의 주택시장이 뜨겁다. 집값이 수년새 크게 올랐고 그동안 별다른 개발 호재 없이 조용히 방치되다시피한 빈 땅의 거래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러한 주택거래 열풍에 한인 시니어들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바로 집 규모를 줄이는 다운사이징(Downsizing)과 힐링(Healing)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필랜이 다시 주목 받다

LA에서 동쪽으로 1시간 이상 가다보면 15번 프리웨이를 만난다. 여기서 15번을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면 한인들 귀에 익숙한 애플밸리, 히스페리아, 필랜, 빅토밸리,아델란토가 나타난다.

이 지역은 1980년대부터 한인들이 들어 갔다가 주택 가격 하락으로 몇차례 큰 손실을 봤던 곳이다. 물론 지난 2007년 부동산 거품이 꺼질 때 이곳에 투자했던 한인들 상당수도 집을 던지고 나와야 했던 아픔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두번 다시 안 볼 것 같았던 필랜쪽으로 한인들이 다시 유입되기 시작했다. 지금 이곳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은 투자 목적보다는 다운사이징과 힐링을 위한 경우가 많다.

50대 후반의 한인 이모씨는 최근 아케이디아 집을 처분하고 필랜에 있는 대지 2에이커의 집을 38만 달러에 전액 현금으로 구입했다. 5년 전 만해도 15만~20만 달러대였던 주택이 지금은 30만~40만 달러대를 형성하고 있을 정도로 주택시장은 뜨겁다.

이씨는 공기 좋은 시골에서 지병을 치료하고 남은 인생을 심리적으로 여유있게 살기 위해 필랜으로 터전을 옮겼다. 이씨는 "아이들이 대학원 진학을 위해 타주로 가면서 아내와 둘이 전원주택의 분위기를 느끼고 수년째 알아 온 기관지 합병증을 치료하기 위해 필랜으로 이주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필랜 주변의 주택시장은 거래가 활발하다. 매물이 나오면 바로 팔리고 가격도 LA 도심 지역보다 많이 오르고 있다. 이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인종에 상관 없이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은퇴를 한 시니어들이 여유로운 노후 생활을 즐기기 위해 이곳으로 몰리면서 주택가격이 많이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인 정모(63)씨는 히스페리아 지역에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풀러턴에서 20년을 거주하면서 자녀들을 키운 정씨는 아이들이 취업을 위해 타주로 가게 되자 8개월 전 아내와 함께 히스페리아로 들어갔다. 정씨는 "집값 등 생활비가 LA에 비해 저렴하고 공기 좋고 차량 소음도 없어 힐링 하는 데는 최고의 조건을 갖춘 것 같다"고 말했다.

▶땅 값도 많이 올랐다

필랜이나 빅토빌, 그리고 팜스프링스 인근의 데저트 핫스프링스 지역의 땅값이 크게 뛰고 있다.

10년 전 만해도 이곳에 빈 땅을 소유하고 있던 사람들 상당수가 손해를 많이 봤다. 무턱대고 들어갔다가 별 다른 개발 소식이 없어 갖고 있는 땅이 애물단지가 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1에이커에 수 천 달러하던 땅은 3만~5만 달러대로 10배 이상 올랐다. 대로변이나 프리웨이 인근에 위치하고 전기나 수도 등 기본적인 개발 인프라가 갖춰진 곳의 땅값은 1에이커 당 수 만 달러에서 지금은 10만~30만 달러대로 껑충 뛰었다.

땅값이 많이 오르는 이유는 경기가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에 남가주에서 수백 유닛의 콘도 프로젝트를 개발했던 존 마이어씨는 "최근 산업용 웨어하우스를 지으려고 데저트 핫스프링스 인근의 땅을 알아봤으나 가격이 1년 전 보다 두 배 이상 올랐으며 이러한 현상은 전체적인 산업 경기가 좋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또한 라스베이거스와의 고속철 공사에 대한 기대감도 한몫하고 있다. 고속철이 시작될 바스토우와는 30분~40분 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지만 앞으로 발전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기대가 커지면서 땅값도 무서운 속도로 오르고 있다.

인랜드엠파이어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점차 고령인구가 늘어나면서 힐링을 겸하고 다운사이징이 가능한 도시가 시니어들의 인기 거주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원득 객원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