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특위, 김위원-유치위 불화설 파고들어

중앙일보

입력

9일 오후 국회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지원특위(위원장 金學元).

여야 의원들은 김운용(金雲龍) 국제올림픽위원회(IOC)부위원장의 평창 유치 훼방설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였다.이들은 金위원의 유치 방해 언행, 金위원과 유치위 사이의 불화설 등을 파고 들었다.

특위에는 이창동(李滄東) 문화관광부 장관, 공노명(孔魯明) 유치위원장,집행위원장인 김진선(金振先+先)강원도지사, 이연택(李衍澤)대한올림픽위원회(KOC)위원장이 출석했다.

◇“평창 뽑지 말라고 했다”=이날 특위에서는 金위원이 유치를 방해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나왔다.

민주당 함승희(咸承熙)의원은 “평창은 2010년은 안되고 2014년에 하면 된다는 발언을 IOC위원들에게 들은 바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공로명 위원장은 “이름을 밝힐 수 없는 한 구라파의 IOC 위원이 ‘金위원이 평창은 아직 준비가 안됐다고 말하고 다닌다’는 얘기를 내게 했다”고 공개했다.孔위원장은 또 “최만립 유치위 부위원장으로부터 북미의 한 IOC 위원이 ‘김위원이 Don’t vote 평창이라고 서너명의 IOC 위원에게 얘기했다’는 말을 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원형(李源炯) 의원도 “유치위 문건을 보면 투표에 불참한 IOC위원 5명 중 3명이 친(親) 김운용계란 점에서 金위원이 평창을 찍지 말라고 했다는 결론도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부위원장 출마 말바꾸기=金위원의 말바꾸기도 쟁점이었다.한나라당 엄호성(嚴虎聲)의원은 “고건 총리가 金위원을 미리 만나는 등 정부가 金위원의 출마를 미리 알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이창동 장관은 “金위원이 출마하겠다고 말한 적은 없었지만,여러 정황상 출마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李장관은 “우리는 출마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믿고 유치활동을 했었고,金위원을 만난 것도 그런 요청을 하기 위해서였다”고 소개했다.

◇金위원과 유치위 사이의 알력=민주당 정범구(鄭範九)의원은 “평창 유치위원장에 金위원이 안되고 孔위원장이 되면서 金위원이 유치에 소극적이었다는 말이 있다”며 “결국 유치위와 金위원이 따로 논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孔위원장은 “金위원이 여러차례 어떻게 한번에 될 수 있느냐,재수 삼수도 감수해야 한다고 말해 전투적으로 나가려는 우리의 예봉을 꺾었고 내부에서 불만이 많았다”고 불화설을 인정했다.

◇김운용,“나는 떳떳하다”=金위원은 이날 회의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폐쇄회로 TV를 통해 지켜봤다.

당초 金위원은 특위 위원의 한사람으로서 직접 회의에 참석해 공로명 위원장·김진선 지사 등과 일대일로 ‘대질 심문’을 할 계획이었으나,김학원(金學元)특위 위원장이 “질의 응답이 오가는 와중에 여러 오해가 있을 수 있다”며 만류했다고 한다.

金위원은 나중에 회의장에 나와 “나는 떳떳하며,그 사람들의 얘기에 연민의 정을 느낄 정도”라고 반박했다.

신용호·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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