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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 "18번 홀 캐디 말 듣길 잘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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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 [LPGA 제공]

“18번 홀에서 끊어 가자는 캐디(제이슨 해밀턴) 의견을 듣기 잘 했다.”

‘강철멘털’ 리디아 고(19·뉴질랜드)가 4일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끝까지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최연소 메이저 2승(18세11개월9일)을 작성했다. 리디아 고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낚으며 역전 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특히 리디아 고는 18번 홀에서 2온이 아닌 끊어 가는 전략으로 가볍게 버디를 낚아 1타 차 우승을 완성했다.

그는 “티샷이 오른쪽으로 갔지만 여전히 페어웨이에 있어 2온이 가능했다. 처음에는 3번 우드를 잡고 2온을 노리려 했다”고 털어 놓았다. 이어 그는 “캐디에게 남은 거리를 물었고 202야드라고 했다. 3번 우드로 205~206야드 정도 보내는데 잘못 맞으면 물에 빠질 수도 있었다”며 “캐디가 ‘평범한 방법으로도 버디를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 말을 듣고 8번 아이언을 잡았고, 세 번째 샷은 웨지를 잡았다”고 덧붙였다.

리디아 고는 18번 홀에서 세 번째 샷을 핀 30cm 옆에 붙여 가볍게 버디를 낚았다. 만약 2온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이글 퍼트가 핀 30cm 가까이 붙을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결국 리디아 고는 18번 홀에서 캐디의 말을 듣고 최고의 선택으로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낸 셈이다.

또 후반 9홀에서 클러치 퍼트들을 놓치지 않은 것도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그는 “이전까지 리더보드를 보지 않았다. 17번 홀 그린에 도달했을 때 아리야 주타누간이 15번 홀까지 4언더파를 친 것을 확인했다”며 “그래서 17번 홀에 꼭 파 세이브를 시켜야 우승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17번 홀 퍼트가 정말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리디아 고는 파3 17번 홀에서 티샷 미스를 했다. 그린 옆 러프에 떨어졌는데 칩샷이 핀을 한참 지나갔다. 3m의 어려운 파 퍼트를 리디아 고는 침착하게 집어넣어 마지막 홀에서 우승을 바라볼 수 있었다. 리디아 고는 “11번과 13번 홀 파 퍼트도 중대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상대 선수들을 스코어를 전혀 알지 못했던 상황이다. 17번 홀 퍼트 때는 모든 상황들을 알고 있었다. 반드시 넣어야만 기적 같은 것이 일어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철멘털의 소유자인 리디아 고는 11번 홀 3.5m, 13번 홀 6m 파 퍼트를 성공시키며 타수를 잃지 않았다. 리디아 고는 이날 3퍼트를 1개도 하지 않으며 타수를 지켰다. 반면 우승 경쟁을 펼쳤던 주타누간은 16번 홀에서 이 대회 첫 3퍼트를 범하며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손으로 하트를 그리며 포피 연못에 뛰어든 리디아 고는 “이처럼 맑고 깨끗한 포피 연못에 뛰어 들게 돼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쁘다”며 “포피 연못에서의 챔피언의 점프는 특별하다. 내 커리어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예전에 이곳(미션힐스 골프장)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친 적이 없었는데 이번 대회를 계기로 큰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 연못이 생각보다 깊고 차가웠다”고 털어놓았다.

리디아 고는 다음 주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에서 조던 스피스(미국)를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조던 스피스에 대한 얘기를 들었지 직접 만나지 못했다. 오거스타에 처음으로 방문하는데 꼭 스피스를 만나보고 싶다”며 “PGA 투어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본 적이 별로 없다. 이번 기회에 많은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고 싶고, 왜 마스터스를 최고로 치는지 그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국골프기자협회에서 선정한 2015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리디아 고는 상을 받기 위해서 오거스타로 향한다.

한편 포피의 연못에 빠진 ‘리디아 고의 팀’ 5명은 리디아 고와 캐디 해밀턴 외에 리디아 고의 엄마와 언니 그리고 캐디의 약혼자였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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