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에 웃고, 갤럭시에 울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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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연성회로기판업체(FPCB) 제조업체 플렉스컴은 2014년 출시된 스마트폰 갤럭시S4의 대표 수혜주였다. FPCB는 전자기기 안의 여러 부품을 서로 연결하는 기능을 한다. 갤럭시S4는 당시 최고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성능으로 한해 동안 4500만대를 판매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가운데 연간 최다 판매다. 덕분에 플렉스컴 매출도 2013년 5238억원으로 2011년보다 164% 늘었다.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갤럭시S4 후속이었던 갤럭시S5가 기대보다 못한 실적을 거두면서다. 여기에 2013년 베트남에 지은 FPCB 공장 투자도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과 단가 인하로 2년 만에 자본잠식에 빠졌고 지난달 상장폐지 종목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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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스컴만의 일은 아니다. 갤럭시S3, 갤럭시S4의 수혜주였던 신양은 2년 연속 적자를, 태양기전도 자기자본의 50%가 넘는 손실이 발생하며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관리종목은 영업손실이 발생하거나 자본잠식이 발생할 경우 지정된다. 이들은 모두 코스닥 기업이다. 이렇게 수혜 종목의 실적이 나빠진 것은 2014년 중국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저가폰을 내놓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들은 매출의 90% 정도가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에서 나오기 때문에 수주 물량 줄면 기업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부품업체들도 신사업에 진출하며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신양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와 자동차 부품 관련업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에 납품업체들 대박 행진 끝
시장 상황 나빠 줄줄이 관리종목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스마트폰에 탑재된 부품의 기술력뿐 아니라 향후 신기술 투자가 중요하다”며 “스마트폰 기업에 투자할 때는 두 분기 이상의 매출을 확인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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