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지질구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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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백두산은 웅장한 산세와 많은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영산으로 자연생태면에서도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927년 육당 최남선 선생이 쓴 『백두산근삼기』의 구절처럼 일망무제의 빽빽한 침엽수림이 수십km 계속되는가 하면 표고 2천m부근부터는 낮은 관목이 분포하다가 정상부근에 도달하면 수목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불모의 화산토로 이어진다.
백두산에 서식하는 식물군생을 보면 2천m이하지대에는 비옥한 토질을 근거로 낙엽송·전나무·이깔나무·가문비나무 등 침엽수목들이 주종을 이루는 가운데 자작나무·장미·홍원귤나무·딸기 등이 자생하고 있다.
2천m이상에서는 석남·백두산사초·백두산 떡쑥·뱀무속식물 등이 자라고 있다.
한편 백두산에는 황민·오미자·만삼 등 9백여종의 각종약용·향료식물들이 자생하고 있는 것도 밝혀졌다.
백두산에서만 서식하고 있는 특이한 식물로는 국화류와 「백두산 바위취」, 「백두산 자작나무」 등이 꼽힌다.
백두산은 다양한 동물군생의 서식처로도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 나라와 백두산을 상징하는 백두산 호랑이를 비롯해 백두산사슴·곰·백두산노루·사향노루 등 49종의 진귀한 길짐승과 딱다구리·뇌조 등 1백29종의 조류, 백두산표범나비·백두산 부전나비·백두산 딱정벌레 등 수백 여종의 곤충류 등 동물류도 5백 여종 이상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있다.
특히 백두산 호랑이는 「시베리아 타이거」라는 학명을 가진 북방계통의 대표적 호랑이 종으로 최근 우리 나라에도 들여올 계획이 발표됐는데 1921년 이후 남한지역에서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던 희귀동물.
지난 64년 50여마리 정도가 서식하고 있다는 발표가 있었으나 중공·북한의 백두산수목에 대한 무분별한 남벌 등의 자연생태계파괴로 최근에는 거의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백두산은 지질구조면에서도 특이하다. 신생대 제3기말에서 제4기에 걸쳐 활발한 화산분출을 이루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백두산은 이른바 백두화산대의 주봉으로 함경남도의 간백산· 포태산·두류산은 물론 멀리 울릉도·독도 등의 화산활동에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지질학상으로 백두산은 현재 화산활동을 쉬고있는 휴화산으로 분류되고 있는데, 문헌을 보면 1597년, 1668년, 1702년 등에 미약한 화산활동이 있었던 것으로 기록돼있다.
화산의 형태는 고도1천m까지는 완만한 염기성현무암대지로 형성된 아스피테식화산(순상화산)이지만 그 위로 1천6백m 높이의 종을 얹어놓은 것 같은 화산암이 분출되어 톨로이데 (종상화산)를 이루고 있어 전체적으로는 이 두 가지를 합한 아스피테톨로이데식화산(순상종상복합화산)으로 분류된다.
지형상으로는 만주의 동북동쪽에서 서남서쪽으로 흐르는 장백산맥의 주봉을 이루고있고 남동쪽으로는 마천령산맥을 따라 분출한 칠보화산맥을 이루고있어 가히 한국과 만주를 두루 조망하는 웅장한 근거를 갖고 있다. <윤재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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