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청 R&D 예산, 적당히 나눠주기 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6면

앞으로 정부의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자금지원이 ‘나눠주기’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바뀐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지난 31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관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중소·중견기업 R&D 정책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될성 부른 기업 골라 집중지원키로
현장 목소리 반영해 성과중심 평가

기존의 중소기업 R&D 지원책은 개별 기업에게 정책자금을 나눠주고 이행 여부를 정부가 보고받는 식이었다. 이제부턴 “수출을 할 수 있는 중소기업에게 집중 지원을 해주는” 방식으로 바꾼다. R&D 평가 방식도 성과중심 평가로 하고, 심사위원 중 산업 현장 전문가의 비중도 28%에서 80%로 올리기로 했다. 기존에는 학자나 관료 중심의 평가가 이뤄졌다. R&D 자금을 받아 사업화에 성공한 중소기업에는 추후 정부과제 지원시 추가 가산점을 준다. 2회 이상 실패한 기업은 역으로 감점이 있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강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기술·마케팅 지원도 강화한다. 기술력 측면에서는 판교 제2밸리나 서울 우면지구 등 수도권 주요 연구단지에 ‘중소·중견기업 R&D 센터’를 운영해 대학 등 연구기관과 중소기업의 ‘기술 매칭’을 추진한다. 국내 주요 공대에는 중소기업의 기술 애로사항을 해소하도록 ‘공학컨설팅센터’가 들어선다. 중소기업 우수 제품은 공영홈쇼핑을 통해 판매를 촉진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자금 지원도 확대한다. 중기청은 R&D 결과물의 사업화를 위한 정책자금을 3500억원 공급하는 한편, R&D 성공기업을 위한 전용 대출 상품을 1500억원 규모로 출시한다. 이 대출은 기존 중소기업인 평균 대출금리보다 금리가 1.15%포인트 낮다.

주 청장은 “세계 일류 기업으로 도약하는 중소·중견기업 육성에 중기청의 R&D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