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공 브라질 청년 “통일 과정 직접 보러왔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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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태생의 하파엘 하말료(25·중앙대·사진)는 이번 통일스쿨에 참가한 유일한 외국인이다. 유창한 한국말로 “통일의 모든 과정을 직접 보고 싶어 한국에 왔다”고 자신을 소개하는 벽안(碧眼)의 ‘통일청년’이다.

통일스쿨 유일한 외국인 하파엘
중국 갔다가 방향 바꿔 한국 유학

하파엘은 한국에서만큼은 자신을 ‘김일톤’이라는 한국식 이름으로 불러 달라고 했다. 본인이 직접 지은 이름이다. 그는 “‘일톤’을 반복하면 ‘통일’로 읽힐 수 있어 이런 이름을 지었다. 또 좋아하는 한국 음식인 김을 1t 먹겠다는 뜻도 있다”며 “하지만 그만큼의 김을 먹기 전에 남북통일이 먼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파엘은 외국인 학생이지만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보다 논리적이다. “제대로 준비된 통일은 남북 모두에게 큰 기회다. 통일이 정치·경제적으로 부담될 수 있다는 것은 막연한 두려움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통일스쿨에 참여하게 된 이유도 이런 생각을 한국의 또래들과 나누고 싶어서란다.

중앙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하파엘의 전공은 ‘북한개발협력’이다. “북한 정치나 사회에 대한 연구에 비해선 아직 생소하지만 경제적 관점에서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북한의 현실을 보는 학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사구시(實事求是)를 통해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방법을 연구하겠다는 얘기다.

하파엘은 2011년 교환학생으로 중국을 찾았을 당시엔 중국 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하지만 그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을 보면서 마음을 바꿨다. 하파엘은 “당시 요동치는 국제정세를 지켜보면서 북한을 이해하지 못하면 동북아에 대한 이해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곤 이듬해 곧바로 한국으로 건너와 북한 공부를 시작했다. 하파엘은 북한 연구 목적을 “아주 조금이라도 남북통일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재준 기자 suh.jaej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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