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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길병원 한문덕 행정원장이 바라본 '의료산업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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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병원 한문덕 정원장

의료계는 지금 큰 변화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 놓여있다.

바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 맞물린 '의료산업화' 이야기이다.

의료산업화는 얼마 전 대통령이 직접 강력한 추진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제주도에는 외국 자본이기는 하지만 국내 최초로 영리병원 설립이 승인돼 설립을 앞두고 있다.

그 동안 의료를 산업과 결부시키는 것을 터부시해 왔던 것을 생각하면, 이 같은 변화는 의료계로서는 매우 큰 사건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최고 수준의 의료를 자국민이면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이 같은 의료수준을 갖추게 된 데는 바로 우리 의료계의 많은 희생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전국민 의료보험 가입을 비롯한 정부의 강력한 추진력과 의료계의 의지가 시너지를 발휘한 결과다.

이제는 우리나라 의료제도의 시스템을 전 세계가 부러워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매번 우리나라 의료제도를 최고라고 추켜세우고, 중동이나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우리나라 의료시스템과 기술을 도입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최고의 의료진과 의료장비를 갖춘 최고의 의료기술을 국가 성장의 동력으로 전환시키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물론 의료가 갖는 공공재 성격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 의료는 사람의 소중한 사람의 생명을 다룬다는 점에서 산업적 측면에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의견은 일리 있다.

그러나 의료산업화라는 기류를 무조건 외면하는 것도 정답은 아닐 것이다. 의료 현장의 최전방에 있는 의료계와 의료인이 무조건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노릇이다. 거대한 변화가 감지되는데도 모래에 머리를 묻고 있는 낙타처럼 무시할 수만은 없다.

현 정부의 의료산업화 주요 정책 기조는 크게 의료법 개정안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들과 관련 있다. 이는 의료의 속성과 결부된다. 바로 의료가 대표적인 고용 창출 산업이라는 점 때문이다. 또한 의료기기나 의료기술 같이 고부가가치 산업과 관련돼 있다. 그러다 보니 정부는 미래 신 성장 동력을 의료산업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가천대 길병원은 의료산업화에 대해 적절히 대응해왔다. 의료산업화의 백미라고 볼 수 있는 원격의료서비스와 의료기기산업에서 국내 최고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의료를 통한 새로운 기술을 통한 경쟁력 향상에도 주력하고 있다.

우리 병원은 지난 1995년 국내 최초로 백령도에 위치한 백령길병원과 원격 화상 진료시스템을 구축하며 원격의료서비스의 기술 발달을 선도해왔다. 그 결과 우수한 기술력으로 국내 병원 가운데 최초로 페루에 진출했으며, 까에따노 헤레디야(Cayetano Heredia)병원과 IT-헬스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또한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국내 최고 수준의 병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2007년 의료기기 임상시험 기관으로 지정된 후 2009년부터 보건복지부 지정 영상의료기기 임상시험센터를 운영해 왔다.

최근에는 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의료기기 융합센터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경인 지역의 우수 의료기기 업체들과 기획, R&D부터 실제 임상시험까지 모든 단계에 걸친 협력이 이뤄질 예정이다.

아울러 최근 개설된 '가천유전체의과학연구소'는 한국인의 유전체 정보를 바탕으로 질병의 예방·진단·치료용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서 기존에 불치병으로 인식됐던 여러 질병을 극복할 수 있는 여러 기술이 탄생될 것으로 기대해본다.

의료산업화라는 거대한 변화가 작게는 개개인, 크게는 의료기관, 보다 넓게는 국가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중하면서도 깊이 있는 고민과 평가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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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jeong.simkyo@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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