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카스트로와 88년 만에 쿠바 정상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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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21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의 혁명 궁전에서 의장대 사열을 받으며 함께 걷고 있다. [아바나 AP=뉴시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했다. 미국 대통령이 쿠바에서 정상회담을 한 것은 88년 만이다. 뉴욕타임스는 “적대적 냉전이 끝난 후 양국 간의 첫 공식 회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쿠바 독립 영웅 호세 마르티 기념관에 들러 헌화를 한 후 오전 11시 아바나 혁명 궁전을 찾았다. 카스트로 의장은 쿠바 의장대 앞에서 환한 표정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손을 잡았고,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며 입장했다. 카스트로 의장 앞에서 미국 국가 ‘별이 빛나는 깃발(the Star-Spangled Banner)’이 연주됐 다. 오바마 대통령의 첫마디는 “훌륭한 저녁을 대접받았다”는 감사였다. 두 사람은 쿠바 관광의 즐거움과 딸을 키우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을 통해 미국의 대(對) 쿠바 금수조치 해제 문제 등 추가 관계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은 2014년 12월 국교 정상화 선언 이후 대사관 개설과 항공편 취항 등 다양한 분야의 정상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이어 ‘기업가 정신과 쿠바 국민의 기회’를 주제로 공개연설을 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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