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 이상 선거 관여 안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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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비례대표 2번에 공천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0일 중앙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김 대표는 기자들의 “비례대표 공천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사진 조문규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비례대표 공천 명단 발표 뒤 당 안팎으로부터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비례대표 2번 “셀프 공천”에
중앙위 제동 걸자 강경 대응
중앙일보와 통화서 “안하면 그만”

김 대표는 20일 오전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를 비례 1번에, 자신을 2번에, 최운열 서강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를 6번에 배정한 비례대표 명단을 발표했다.

이 명단이 확정되면 김 대표는 대한민국 의정사 초유로 비례대표 5선 의원 기록을 세운다.

그러나 당내에선 “셀프 공천”(김광진 의원)이란 비판이 제기됐으며, 박 교수에 대해선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되는 등 후유증이 일고 있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항의하는 의미로 직무 거부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열린 중앙위원회 회의에선 일부 위원들의 반대로 비례대표 후보 명단과 순번을 확정하는 데 실패했으며 21일 재논의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이날 밤 중앙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셀프 공천’ 비판에 대해 “자기네들을 도와주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하려던 건데 안 하면 그만”이라며 “비례대표 순번은 이미 내 손에서 떠난 것이고, 중앙위가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마음대로 하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2번을 하든 12번을 하든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중앙위가 권한을 행사하면 나는 더 이상 선거에 상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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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1996년 15대 총선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비례대표 당선권 말번을 받았다는 당내 주장에 대해선 “그런 식으로 동정을 구하는 정치는 안 한다”며 “난 그렇게 하는 게 오히려 정직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김성탁·정효식 기자 sunty@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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