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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첩보위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문:지난 주말 발사된 미국의 첩보위성은 보안이 대단한 것 같다.
지금까지 여러차례 군사첩보위성을 쏘아 올린 미국이 이번에는 왜 이렇게 비밀유지에 열성을 보이는가.
답:지금까지 쏘아 올린 첩보위성과 이번에 쏘아 올리는 첩보위성과의 큰 차이는 우선 궤도의 고도에 있다.
재래의 첩보위성은 지구상공 2백∼8백㎞ 정도에서 남북으로 돌면서 사진촬영·전파도청 등을 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고도에서는 위성이 떨어지지 않게 대략 90∼1백20분 정도에 지구를 1선회해야 하므로 특정장소의 지속적인 감시가 불가능하다.
남북극 궤도를 돌면 지구가 자전하므로 지상의 어느 곳이든지 탐지할수 있지만 다음번 위성이 돌아왔을 때는 이미 지구표면은 좀더 서쪽의 다른 장소로 바뀌어 있게 되어 중요지점의 24시간 감시는 불가능하다. 또 이같이 낮은 궤도에 있으면 지금 소련이 개발하고 있는 위성요격용 무기에 의해 장차 파괴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에 발사한 시긴트(Signal Intel1igence·신호첩보)위성은 고도가 적도상 3만6천㎞여서 선회속도가 지구의 자전속도와 똑같다. 따라서 소련의 남쪽상공에 붙박이 별처럼 떠있게 되며 지표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부분을 24시간 감시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위성은 이름 그대로 신호를 포착해서 지상관제소로 보낼 뿐 사진을 찍는 위성은 아니다. 그러나 컴퓨터를 내장한 정교한 전자장치로 소련전역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면 모스크바의 전화·각 군부간의 전화도청은 물론 특정장소에서 여러번 발사되는 미사일 실험 등이 체크되어 시간이 지나면 어느 곳에 무슨 시설이 있는지를 완전히 파악할수 있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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