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최후 3인 "장갑 벗을 때 보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마녀의 계곡(Witch Hollow)'에서 최후까지 살아남은 선수는 힐러리 런키와 안젤라 스탠퍼드, 그리고 켈리 로빈스(이상 미국)였다.

런키와 스탠퍼드.로빈스는 7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노스플레인스의 펌프킨 리지 골프장 위치 할로 코스(파71.5천9백23m)에서 벌어진 US여자오픈 골프 4라운드에서 나란히 합계 1언더파 2백83타로 공동선두를 이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루키인 런키와 지난주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우승했던 2년차 스탠퍼드, 1992년 데뷔 이후 통산 9승을 거둔 로빈스는 8일 같은 코스에서 18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연장전을 펼쳐 최종 승자를 가리게 됐다.

대회 사상 정규 라운드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해 플레이오프를 벌이기는 98년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박세리(26.CJ)가 연장전 끝에 태국의 추아시리폰을 꺾고 우승했었다. 비록 우승권에선 멀어졌지만 전미 아마추어 랭킹 1위인 송아리(17)의 선전도 돋보였다.

쌍둥이 언니인 나리와 함께 대회에 출전한 송아리는 합계 1오버파 2백85타로 쟁쟁한 프로들을 물리치고 단독 5위에 올랐다. 송아리는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맞대결을 펼친 최종 4라운드에서 3오버파 75타를 쳤지만 아마추어 선수 가운데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송아리는 "소렌스탐은 모든 홀에서 자제력을 잃는 법이 없었다. 함께 경기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소렌스탐은 마지막 날 2오버파로 부진, 선두그룹에 1타 뒤진 이븐파 2백84타로 4위에 올랐다.

장정(23)은 5번홀에서 기준 타수보다 5타를 더 치는 '퀸튜플 보기'를 범한 탓에 막판 뒤집기에 실패했다. 장정은 합계 2오버파 2백86타로 공동 6위에 올랐다.

박지은(24)은 공동 10위, 아마추어 미셸 위(13.한국이름 위성미)는 합계 14오버파로 공동 39위, 박세리는 4라운드에서만 11오버파를 친 끝에 공동 50위에 그쳤다.

한편 대니얼 아마카포니(미국)를 비난했던 미셸 위의 아버지 위병욱(43)씨는 이날은 딸의 캐디를 맡지 않고 스윙 코치 개리 길크라이스트에게 캐디백을 맡겼다. 위씨는 "딸에게 새로운 분위기를 느끼도록 해주고 싶었을 뿐이다. 정말 힘든 한 주였다"고 말했다.

정제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