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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민봉·류길재·최연혜 비례대표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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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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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 신청자 명단에 유민봉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이 포함됐다고 당 핵심 관계자가 15일 말했다. 유 전 수석과 류 전 장관은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내각과 청와대에 합류했던 멤버다.

새누리 611명 신청 … 공천은 38명
김승희 식약처장 등 여성 209명
안양옥 교총 회장, 서규용 전 장관도

유 전 수석은 지난해 1월 청와대 조직개편으로 물러난 후 성균관대 교수로, 류 전 장관도 지난해 3월 학계로 돌아갔다. 두 사람 모두 각종 포럼이나 세미나에 참석해 강연을 하거나 기고활동을 하면서 지내왔다.

그런 두 사람이 비공개 명단에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당 안팎에선 “비례대표에 박 대통령의 ‘리틀 캐비닛’이 탄생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비례대표 신청이 단순히 본인의 의사만은 아니었을 거란 분석도 있다. 유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의 업적성 정책을 챙기는 청와대 ‘왕수석’이란 말을 들었다. 류 전 장관은 박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통일 정책을 함께 논의해온 대북 분야의 ‘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신청자는 611명이다. 이 중 187명(남 123명, 여 64명)은 명단이 공개되지 않아 베일에 쌓여 있는 비공개 신청자들의 면면에 관심이 쏠렸다.

두 사람 말고도 상당수 공직자들이 비례대표 신청을 했다. 김승희 식약처장과 최연혜 코레일 사장도 비례대표 출마 공직자 사퇴 시한(선거 30일 전)에 맞춰 사직한 뒤 비공개로 신청서를 접수했다.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 서규용 전 농림부 장관도 신청자 명단에 들어있다.

비공개 신청자 중에는 ‘비례대표 재수생’인 현역 비례의원도 3명이나 포함됐다고 한다. 필리핀 출신 귀화인 이자스민 의원, 2013년 1월 비례직을 승계한 박윤옥·양창영 의원이 다 비공개로 신청했다.

공개된 명단에는 19대 비례대표인 장정은 의원과 18대 비례대표를 지낸 이정선 전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길환영 전 KBS 사장도 비공개로 비례대표에 응모했다. 길 전 사장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축소 보도 의혹 등의 책임을 이유로 해임됐다. 지난해 12월 15일 고향인 충남 천안을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가 일주일 뒤인 12월 22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재철 전 MBC 사장은 공개적으로 비례대표 도전장을 냈다. 김 전 사장은 2014년 경남 사천시장에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출마했다가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MBC 사장 재임 시절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 등으로 논란이 일었던 적도 있다.

공개 신청자 중 최고령은 81세인 김창희 전 민주정의당 중앙당 여성분과위원장이다. 김 전 위원장은 동작갑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공천 심사 결과를 앞두고 있는 박기성 전 동작갑 당협위원장의 모친이다. 모자가 동시에 공천을 신청한 경우다.

당 사무처 몫 비례대표 1명을 당선권에 배치한다는 내부 방침에 따라 당직자들도 여럿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신청했다. 최근 사무처 노조는 시범적으로 ‘교황선출식’ 투표를 실시한 적도 있다. 여기에서 상위에 올랐던 봉종근 전 경기도당 사무처장, 황규필 당 조직국장, 하윤희 당 예결위 수석전문위원 등 8명도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포함됐다.

하지만 비례 의석이 7석(54→47석) 줄어든데다 경쟁률은 더 높아져 공천은 바늘구멍이 될 전망이다.

신청자 611명 중 여성 신청자는 209명이다. 19대 때(153명)에 비해 36.6%나 증가한 수치다. 비례대표에 여성을 60% 배치한다는 방침 때문에 신청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비례대표 공천자 숫자는 19대 총선(44명)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새누리당이 검토 중인 38명이 공천을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여성은 경쟁률이 9대 1이다. 402명이 신청한 남성은 경쟁률이 27대 1에 이른다. 당 관계자는 “38명 중 당선자는 16명 내외일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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