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세계적 관광지로 가꾸자” 힘 모은 상공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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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부산에는 숨어 있는 보물이 너무 많습니다. 조금만 더 정성을 들이면 세계적 관광명소로 가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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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객을 상대로 근대문화유적을 설명하는 포럼대표 이정실 교수(오른쪽 첫째). [사진 동명대]

이런 의지를 갖고 탐방객을 모아 2년째 ‘부산 속 들여다보기’ 관광을 펼치는 단체가 있다. 사단법인 서비스기업경영포럼(대표 이정실 동명대 관광경영학과 교수)이다.

출범 6년 된 서비스기업경영포럼
성공 노하우 공유 위해 40명 활동
2013년부터 매달 갈맷길 탐방

이 포럼은 2011년 3월 대학교수들을 중심으로 5명이 ‘서비스기업연구회’로 출발했다. 자체 연구를 위한 모임이다. 하지만 연구회는 2012년 3월 “성공바이러스를 전파하자”며 외부인 대상의 초청강연회를 열었다. 강연회에는 소상공인 등이 많이 찾았다.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회원을 모집해 2012년 12월 사단법인으로 모임을 키운 계기가 됐다.

포럼에는 현재 교수·상공인 등 40여 명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성공하고 싶은 사람끼리 성공 노하우를 배우자”는 게 목적이다.

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강연만 하는 게 재미 없어 회원끼리 부산 갈맷길 탐방에 나섰다. 2013년 7월부터 2014년 6월까지 매월 1차례씩 결국 ‘갈맷길 700리’를 종주했다. “부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했다”는 회원들의 반응이 쏟아졌다.

이어 시작한 것이 ‘부산 속 들여다 보기’. 16개 구·군별로 흩어진 근대문화유적을 탐방하는 것이다. 페이스 북을 통해 일반인 탐방객을 모았다.

지난해 3월 첫 탐방 때 일반인은 15명이 참여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까지 10개 지역을 탐방하는 동안 일반인은 갈수록 늘어났다. 포럼 회원인 창원 문성대 박성부(62)전 부총장, 조장현(52)동아대 국제관광학과 강사 등이 문화해설사로 나섰다. 이들은 사전에 근대문화유적을 철저히 공부해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냈다.

반응은 좋았다. 최근 일반인이 40~50명으로 늘어나면서 한번에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회원들이 행사 안전요원으로 활동해야 했다. 탐방을 진행하면 3~4시간씩 도보로 느리게 이동하며 근대유적에 얽힌 숨은 이야기를 전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돼서다. 탐방 때는 ‘보물찾기’를 하고 보물을 찾으면 그 지역 특산물을 선물로 준다.

이번 달에는 19일 서구를 탐방한다. 오전 10시 아미동을 출발해 비석마을(옛 납골당 등)~비석마을전망대~소풍길~기찻집~최민식갤러리~국수골목~토성터~부산임시수도 정부청사~전차 실물~임시수도기념관을 도는 코스다.

어려움이 없었던 건 아니다. 포럼 대표인 이정실 교수는 2014년 갈맷길 종주 때 3차례 사비를 들였다. 다른 회원도 십시일반으로 도왔다. 하지만 지금은 ‘부산을 알리는 첨병역할’을 한다고 평가되면서 부산시가 보물찾기 선물과 해설사 실비 등을 지원한다. 탐방객은 식사비와 보험료로 1만원을 내면 된다. 포럼 측은 16개 구·군별 탐방이 끝나는 오는 9월 이후 적산가옥·영화촬영지 등 테마별 탐방을 계획 중이다.

이 교수는 “유엔기념공원이 자리 잡은 남구에 한국전 참여 21개국 거리를 ‘세계 평화문화의 거리’(가칭)로 조성하면 부산의 또 다른 세계적 명소가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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