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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다지는 원자재 시장…철광석 랠리는 단기 현상

중앙일보

입력

 
자유 낙하하던 철광석·구리 등의 가격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눈에 띄게 움직이는 원자재는 철광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 철광석 가격은 7일(현지시간) t당 63.74달러에 거래되며 19% 급등했다. 하루 상승폭으로는 2009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컸다. FT에 따르면 철광석 값은 최저점을 기록한 지난해 12월 이후 70%, 올 들어서만 46% 올랐다.

구리 값도 꿈틀거리고 있다. 구리는 자동차와 선박·전자제품에 들어가는 필수 산업재로 세계 경기 동향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가 컸던 1월만 해도 구리 값은 2009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올들어 6.27% 오르며 상황은 나아지는 모습이다. 7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는 t당 50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FT에 따르면 알루미늄과 아연 등도 1월 이후 10~25%나 상승했다.

시장에 봄바람을 몰고 온 것은 세계 최대 원자재 시장인 중국이다. 최근 열린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쉬샤오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은 “경제 경착륙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사상 최대의 재정 적자 예산을 편성하고 경기 부양에 나서자 원자재 시장이 반색했다.

세계 최대의 원자재거래업체인 글렌코어는 1일 “원자재 가격이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이 단기에 그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본격적인 회복보다는 바닥 다지기로 보는 시각이 많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로빈 바르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경제 회복에 따른 매수세 증가로 보이지 않는다”며 “턴어라운드를 입증할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도 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철강수요가 크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만큼 최근 철광석 랠리는 단기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구리 값의 반등도 수요 증가가 아닌 생산 감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LME에 따르면 구리 재고량(18만6700t)은 올 들어 21% 줄었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업체인 칠레의 코델코는 “올해와 내년에도 구리의 공급 과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근의 가격 상승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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