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김운용씨, 高총리의 불출마 요청 거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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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지원차 체코 프라하에 머물렀던 고건(高建)총리와 이창동(李滄東)문화관광부 장관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열리기 하루 전날 김운용(金雲龍) IOC 위원을 만나 평창 유치를 위해 ‘IOC 부위원장 불출마 선언’을 요청했던 것으로 6일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유치단의 일원인 정부 관계자는 이날 “高총리의 요청으로 지난 1일(한국시간) 현지의 한 호텔에서 高총리와 李장관·金위원의 3자 조찬회동이 있었고, 30여분간 진행된 회동에서 총리와 장관이 金위원에게 평창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협조 차원에서 불출마 선언을 부탁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高총리를 수행했던 총리실 김덕봉(金德奉)공보수석도 “김운용 위원의 불출마가 평창 유치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 정부 당국자와 유치위원회 측이 수차례에 걸쳐 출마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金위원장은 평창 유치가 무산된 뒤 출마를 전격 선언해 IOC 부위원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6일 귀국한 金위원은 기자회견에서 “내가 평창의 겨울올림픽 유치를 방해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평창이 유치에서 탈락하기 전까지는 IOC 부위원장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강원도 의회와 체육인들은 金위원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청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강원도의회는 성명서에서 “金위원은 조금이라도 의혹이 있다면 즉각 사퇴하고 강원도민에게 백배 사죄하라”고 밝혔다.

강원도 체육인들도 성명서에서 “여러 정황상 김운용 위원이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를 훼방해 왔다”며 “개인의 영달을 위해 국가 대사를 훼방한 金위원은 국민 앞에 사죄하는 것은 물론 국회의원직과 IOC위원·세계태권도연맹 총재직 등 모든 공직에서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金위원의 유치 방해설을 처음 제기한 한나라당 김용학(金龍學)의원은 “이르면 7일 중 추가 기자회견을 열어 金위원의 유치 방해설을 뒷받침하는 방증 자료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춘천=이찬호 기자, 정철근·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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