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동행 의원 등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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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올림픽 평창 유치에 김운용(金雲龍) IOC위원이 훼방을 놓았다'는 4일 한나라당 김용학(金龍學)의원의 주장에 체코 프라하를 함께 다녀온 한나라당.자민련 의원들은 대체로 수긍했다.

金위원의 소속정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그런 얘기가 있긴 했지만 확실한 증거는 없었다"며 옹호하는 태도였다.

한나라당 최돈웅(崔燉雄)의원은 "김운용 위원의 IOC부위원장 출마와 평창 유치 가능성의 관계를 보도한 신문을 현지에서 직접 봤으며, 이 기사가 실린 현지의 영자신문이 대회장에 뿌려지는 걸 우리 측에서 제지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같은 당 엄호성(嚴虎聲)의원도"IOC부위원장과 평창 유치를 동시에 따내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金위원이 부위원장에 출마한다는 얘기가 확 돌아 속으로 화가 많이 났었다"고 했다.

자민련 김학원(金學元)의원은 "현지 신문에서도 평창이 金위원 때문에 20표밖에 얻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해 대표단에서 걱정을 많이 했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함승희(咸承熙)의원은 "金위원이 '평창은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말하고 다닌다는 얘기가 파다하게 돌아 투표 전날 金위원을 만나 물어보니까 '내가 지금까지 열심히 한 것을 잘 알지 않느냐. 그런데 괜히 나를 헐뜯는 사람들이 있다'며 불만을 털어놓더라"고 밝혔다.

咸의원은 "유치의 주도권을 놓고 '전권을 달라'는 金위원과 '그냥 도와만 달라'는 대표단 사이에 갈등이 존재했다"며 "金위원이 '국가를 위해 사심을 포기하겠다'는 외신 회견을 했으면 큰 도움이 됐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택기(金宅起)의원은 "金위원이 밴쿠버는 세번 도전해서 됐는데 '88서울올림픽이나 지난해 월드컵처럼 단번에 다 된다고 생각해선 오산'이라며 대표단의 활동방식에 비판적이었다"며 "이 때문에 대표단과 金위원 사이에 알력이 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국 평창 유치가 불발된 데 대해 누군가 속죄양이 돼야 할 것 아니냐"며 金위원을 희생양에 비유하기도 했다.

한편 유치대표단을 지휘했던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유치 실패의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김운용 위원 문제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박신홍 기자, 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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