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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병 든 아빠, 출근하는 엄마…새 레고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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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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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아빠’ 미니 피규어가 포함된 ‘레고 시티라인’은 올 여름 출시 예정이다. [사진 트위터]

‘젖병을 들고 유모차를 미는 아빠와 서류 가방을 들고 출근하는 엄마.’

“달라진 사회상 반영, 성 고정관념 깨”

 덴마크의 장난감 기업 레고가 시대를 반영한 신제품을 공개했다.

28일(현지시간) 영국의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레고가 최근 뉴욕 장난감박람회에서 선보인 새 ‘레고 시티라인’엔 ‘주부 아빠’와 ‘직장인 엄마’ 미니 피규어(레고에서 사용되는 사람 모양의 인형)가 포함됐다.

얼굴에 수염이 가득 난 아빠는 빨간 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한 손엔 젖병을 들었다. 또 다른 손으론 아기가 탄 유모차를 밀고 있다. 그 옆에 선 엄마는 정장 차림으로 서류 가방을 들고 출근길에 나서는 듯한 모습이다.

텔레그래프는 신제품에 대해 “힙스터(자신만의 패션과 음악 등 문화를 좇는 이를 일컫는 말) 아빠를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가족 형태 역시 존재하고 정상적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호평했다.

소렌 토르프 라우르센 레고시스템스 회장은 “고객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 주변의 모습을 반영하려고 노력했다”며 “가사를 담당하는 아빠를 등장시켜, 사회의 변화에 발맞춰 가고자 했다”고 밝혔다.

퓨리서치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에서 18세 이하 자녀를 둔 아빠 중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는 이는 1989년 110만 명에서 2012년 200만 명으로 늘었다.

 레고는 수년 전만 해도 전통적인 성 역할을 답습한 제품만 내놓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여아용 블록으로 출시된 ‘프렌즈’ 시리즈는 쇼핑센터·미용실·레스토랑에서 만나고 수다 떠는 여성 캐릭터를 등장시켜 여성단체의 반발을 샀다.

그러나 2014년 여성 과학자 세트를 출시해 성별 고정관념 허물기에 나섰다. 여성 화학자·천문학자·고생물학자 미니 피규어가 포함된 이 세트는 출시되자마자 화제를 모으며 매진됐다.

지난달엔 휠체어를 타고 안내견을 동반한 미니 피규어도 선보여 “장애를 가진 아이와 그 부모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줬다”고 찬사를 받았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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