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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가고 싶은 숲길'…갓만큼 작은 갓논길 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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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가고 싶은 숲길' 지리산둘레실 삼화실~대축 구간

지리산둘레길, 경남 하동 삼화실~대축 16.7km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www.komount.kr)는 3월에 가고 싶은 숲길로 ‘경남 하동의 지리산둘레길 '삼화실-대축' 구간을 선정했다.

'삼화실~대축' 구간은 논과 밭, 임도, 마을길, 숲길 등 각양각색의 길이 교차한다. 임도가 지루하다 싶을 때 숲 그늘이 나타나고, 논두렁·밭두렁을 만난다. 특히 봄엔 걸음마다 매화향이 가득하다.

16.7km의 길엔 원우, 서당, 신촌, 먹점, 미동, 대축마을 등 지리산을 머리에 인 수많은 마을을 만난다. 이정마을엔 당산나무와 제각이 여전히 남아 있으며, 옛 서당이 있었던 서당마을,  숲이 좋은 원우마을도 걷는 자의 눈길을 끈다.

이 곳은 논길을 따라 걸을 때 제맛이다. 지방도를 따라 걷다가 만나는 우계저수지 뚝방길에 들어서면 저 멀리 적량면소재지까지 넓은 평원에 옹기종기 이웃한 다락논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서는 다락논을 갓논이라 부른다.  논의 크기가 '갓만큼 작다'는 뜻이란다.

신촌재를 넘어 임도를 따라 걷다보면 먹점마을이다. 먹점마을 이야기 표지판에서 건너다보면 섬진강이 보이고, 섬진강 저편에 하늘그림처럼 백운산 자락이 긴 눈썹같이 펼쳐진다.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경남 하동군과 전남 광양시가 마주하고 있다.

매화마을로 불리는 먹점마을은 매화꽃이 곱기로 유명하다. 먹점재에서 미동 가는 길에 만나는 굽이쳐 흘러가는 섬진강과 화개 쪽의 형제봉 능선, 그리고 섬진강 건너 백운산 자락이 계절별로 색을 바꿔 순례자와 여행객들의 마음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대축마을에는 천연기념물인 문암송이 있다. 바위를 뚫고 자란 600년 된 소나무는 생명의 존엄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해 준다. 마을주민들은 해마다 백중날 문암제를 올려 장구한 세월 마을과 함께 한 문암송에게 예를 다한다. 문암송 앞에는 문암정이란 정자도 있다. 문암정에 오르면 악양면의 너른 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삼화실~대축 둘레길 정보
경로=삼화실(삼화실안내소)-이정마을(0.4km)-버디재(1.3km)-서당마을(1.6km)-신촌마을(3.3km)-신촌재(2.7km)-먹점마을(1.9km)-먹점재(1km)-미점마을(1.8km)-대축마을(2.7km)
거리=16.7㎞- 소요시간 : 7시간
문의=055-884-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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