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기장 공정률 65%…전 세계에 평창 띄울 일만 남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기사 이미지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11일 “2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 겨울올림픽 성공을 위해 국민적 붐이 조성되려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강정현 기자]

“스포츠에서 100점을 주는 사례는 별로 없다. 그래도 100점을 드리겠다.”

[평창올림픽 2년 앞으로] 최문순 강원도지사 인터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구닐라 린드베리(여) 조정위원장이 지난 6일 강원도 정선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첫 테스트 이벤트(6∼7일) 기자회견장에서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의 준비 상황을 극찬했다.

평창 올림픽(2018년 2월 9∼25일) ‘모의고사’에서 만점을 받았지만 최문순(60) 강원도 지사는 “이제 본격적인 올림픽 여정이 시작됐다. 전 세계에 평창을 각인시키는 작업에 더 집중하겠다”고 겸손해했다.

 평창 올림픽과 강원도정·남북관계 등에 대한 최 지사의 생각을 듣기 위해 지난 11일 서울에서 최 지사를 만났다.

 -평창 올림픽이 2년 앞으로 다가왔는데.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늦어진 상태다. 이번 올림픽은 평창·강릉·정선 3곳, 12개 경기장에서 진행된다. 이 중 6개의 경기장은 새로 짓고 있다. 또 나머지 6곳은 보완하거나 보수해서 사용한다. 현재 전체 공정률은 65% 정도다. 내년 말까지는 모든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강원도의 교통지도가 바뀔 텐데.

 “원주∼강릉 간 철도(120.7㎞, 공정률 65%)는 내년 말 완공된다. 경기도 광주∼원주 간 제2영동고속도로(56.9㎞, 공정률 80%)도 올해 말 공사가 끝난다. 올림픽을 계기로 강원도가 수도권에 더 가까워진다.”

 -경기장 건설비용을 걱정하는 이가 많다.

 “경기장 건설 예산은 정부가 75%(6512억원), 강원도가 25%(2181억원)를 부담한다. 앞으로 1500억원 정도의 지방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강원도의 1년 예산이 5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그리 큰 액수는 아니다.”

 -올림픽 열기가 아직은 뜨겁지 않은 듯하다.

 “정치·경제적 분위기 때문인 것 같다. 지금부터는 홍보와 관광·공연·문화 이벤트 등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공기업·관광공사·문화홍보원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전 세계에 이름이 알려진 우리 기업들도 홍보에 동참해주길 기대한다.”

 -2018 평창, 2020 도쿄, 2022 베이징 등 3국이 잇따라 올림픽을 개최하는데 ‘윈윈’ 협력 구상은.

 “6~7일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우디 국제스키연맹(FIS) 스키 월드컵’에 도쿄와 베이징 조직위가 방문했다. 3국이 처음 모였는데 베이징에서 평창을 거쳐 도쿄로 가는 루트(교통망)를 만들기로 했다. ‘올림픽 루트’라고 이름을 붙였다.”

▶관련 기사“정선 알파인스키 월드컵 100점”…평창, 첫 모의고사 통과

 -국제 이벤트는 테러 세력에 표적이 될 수 있는데 대책은.

 “현재 군과 경찰에 기획단이 만들어져 있다. 정부 차원에서 하는 총괄 안전·안보 시스템은 아직 구축되지 않았다. 올해 안에는 안전·안보 담당이 만들어질 것 같다.”

 최 지사와의 대화 주제가 개성공단 전면 중단 관련 이슈로 이어졌다. 접경 지역이라는 특성상 남북관계가 경색되면 강원도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준다.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사태를 어떻게 보나.

 “한마디로 답답하다. 이번 일은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야 했다. 중국과 대만은 교류를 할 때 두 가지 원칙이 있다. 경제를 정치보다 앞세우는 선경후정(先經後政), 쉬운 일을 어려운 일보다 먼저 하는 선이후난(先易後難)의 지혜를 발휘한다.”

 -경제위기의 돌파구가 북한에 있다고 그동안 역설해왔다. 제2개성공단을 철원 백마고지에 만들자는 주장도 해왔는데.

 “백마고지는 6·25 때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이곳에 남과 북의 공동번영을 추구하는 평화산업단지를 건설하면 평화통일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또 개성공단 중단과 같은 상황에선 우리 쪽 근로자를 대체 투입할 수 있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경원선과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통해 러시아·몽골을 거쳐 유럽까지 수출길도 열 수 있다.”

 -강원도가 해온 금강산 산림 병해충 방제 사업은 어떻게 되나.

 “지난해 10월 1차 공동 방제를 했다. 솔잎혹파리 등 산림 병해충은 반드시 방제를 해 줘야 한다. 북한 쪽에서 방제하지 않으면 병해충이 남쪽으로 넘어오기 때문에 방제 사업은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강원도 출산율은 전국 최저 수준이다. 최근 교육부가 ‘소규모 학교 통폐합 권고 기준안’을 내놨다. 이를 적용하면 강원도 농촌 의 피해가 크다.

 “강원도의 경우 220개 초등학교와 140개 병설유치원이 통폐합 대상이다. 학교를 경제 논리로만 보면 안 된다. 지역의 구심점인 학교가 없어지면 지역사회 자체가 없어진다. 지역 실정에 맞는 시책 개발을 위해 도청에 전담부서를 설치할 계획이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느냐고 물었다. 최 지사의 대답은 간결했다. “강원도는 야당이 다 모여야 51%인데 갈라지면 해보나마나다. 안 그래도 부족한데 춘천·원주 등 거점 지역이 이미 갈라졌다. 그냥도 9대 0인데, 이렇게 하면 이번 총선은 야당이 진다.”

만난 사람=장세정 지역뉴스부장 정리=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