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재 동참이 필요한 이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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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6호 3 면

개성공단 가동 중단이라는 대북제재가 효과를 거두려면 중국의 동참이 필수적이다. 한국만 차단하고 중국이 열려 있으면 5·24조치에서 경험했듯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개성공단에서 북한 노동자가 실질적으로 한 달에 받아 가는 금액은 240달러 정도다. 기본임금 165달러에 간접비(피복·버스이용료·간식 등) 70~80달러를 포함한 액수다.


북한 노동자가 중국에서 받는 금액은 개성공단보다 많다. 중국 단둥에서 일하는 북한 여성 근로자는 월 3000위안(약 460달러) 정도를 받는다. 중국의 훈춘 지역에서 근무하는 북한 노동자(약 600명) 역시 월 2000~3000위안(약 300~460달러) 정도 수입을 올린다.


북한의 가장 큰 외화수입원은 해외 인력 송출이다. 전체적으로 이들이 해외에서 받는 임금은 개성공단에 비해 오히려 많다. 중동 지역에 송출된 북한 근로자의 임금도 월 417달러 수준이다. 따라서 북한은 개성공단 가동을 통해 한국 기업들이 혜택을 더 누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지난 11일 성명에서 “개성공업지구에서 남조선의 120여 개 기업과 6000여 개의 관련 기업이 얼마나 막대한 이익을 챙겨왔느냐”고 따졌다.


한국 정부는 기본임금으로 비교하면 개성공단이 캄보디아(120달러)·방글라데시(74달러)보다 많다고 설명한다. 나선특구의 중국 기업에 근무하는 북한 노동자의 임금은 월 100달러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비공식적인 노동자를 합하면 중국 전체에 10만 명 정도며 이들을 통해 벌어들이는 연간 평균 수입은 1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개성공단에 미련이 적은 것도 중국을 믿기 때문이다. 중국도 북한의 저렴하고 성실한 노동력이 필요하다. 특히 동북 3성의 경우 경제성장이 다른 지역보다 저조해 노동자들이 더 좋은 근로 환경을 찾아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노동자가 더 필요해지고 있다. 류싱(劉星) 중국정법대 교수는 “중국의 대북정책에서 가장 큰 목표는 핵 문제 해결이 아니라 북한 정권의 유지이므로 향후에도 북한의 반복적이고 불합리한 행동을 감내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고수석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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