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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내기 염색 이젠 패션, 걸그룹처럼 색다른 걸

중앙일보

입력 2016.02.12 00:01

업데이트 2016.03.1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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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l 올해 헤어 염색 트렌드는

색(色) 다른 머리가 많아지고 있다. 헤어 염색이 스타일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떠오르면서다. 인기가 얼굴 화장과 맞먹는다. 맨머리를 민낯과 같이 여기는 여성들이 있을 정도다. 색상 교체 주기가 빨라지면서 ‘셀프 염색족’도 늘고 있다. 합리적인 소비문화와도 연관있다. 염모제의 형태와 컬러가 다양해지면서 TV에서 보는 걸그룹의 헤어 컬러를 이제 집에서도 따라할 수 있게 됐다. 과산화수소로 머리를 탈색한 친구가 부러워 맥주로 머리를 감은 ‘응답하라 1988’의 ‘덕선(혜리)’이 보면 깜짝 놀랄만하다.

초보자는 거품형, 투톤은 푸딩형·크림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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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부분은 브라운, 아랫부분은 블론드로 염색해 입체감을 살렸다. 두 제품 모두 동성제약 이지엔의 푸딩형 염모제.

 취업 준비생인 박유나(26)씨는 두 달에 한 번쯤 집에서 염색을 한다. 셀프 염색의 가장 큰 매력은 돈과 시간 절약이다. 주머니가 가벼운 20대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박씨는 “미용실에서 염색하면 보통 7만원, 비싸면 수십 만원까지 하는데 염모제는 1만원대를 넘지 않는다”며 “특히 ‘뿌염(뿌리 염색)’이나 머리카락 아랫부분은 집에서도 염색하기 간편하다”고 말했다. 2~3시간 투자해야 하는 ‘미용실 염색’에 비해 셀프 염색은 30분 안팎이면 마칠 수 있다. ‘셀프 염색족’인 직장인 김찬란(26)씨는 “컬러를 선택하고 스타일링하는 재미가 있어 셀프 염색을 즐긴다”고 말했다.

실제로 셀프 염모제 시장은 성장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뷰티전문점 올리브영의 염모제 매출은 2014년보다 25% 증가했다. 온라인몰 G마켓은 지난해 12월 셀프 염모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8% 성장했다. 신은경 올리브영 마케팅팀 과장은 “실속형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멋 내기용 셀프 염모제는 매장의 인기 상품”이라고 말했다.

셀프 염색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면서 셀프 염모제 형태도 진화하고 있다. 거품형 염모제는 초보자도 사용하기 편리한 형태다. 샴푸하듯이 거품을 펴바르는데 채 3분이 걸리지 않는다. 풍성한 거품이 모발 사이사이에 잘 흡수돼 균일한 톤으로 염색할 수 있다. 미쟝센의 ‘헬로 버블 폼 컬러’, 에뛰드 하우스의 ‘핫 스타일 버블 헤어 컬러링’, 프레쉬라이트의 폼 컬러 제품 등이 거품형 염모제다. 동성제약 이지엔은 ‘쉐이킹 푸딩 헤어컬러’와 ‘리얼 밀크 헤어컬러’를 선보인다. 푸딩형은 액상 형태인 염모제와 산화제를 섞어 흔들면 탱탱한 푸딩 형태가 돼 헤어 왁스처럼 손으로 바르면 된다. 밀크형은 우유 단백질이 들어 있어 모발을 윤기있게 하고 끈적임이 없다.

서로 다른 투톤 염색을 할 때 가장 난감한 순간은 윗부분과 아랫부분의 ‘경계선’을 침범해 색이 섞이는 것이다. ‘쉐이킹 푸딩 헤어컬러’와 크림형인 로레알파리의 ‘엑셀랑스 크림’은 흘러내리지 않아 투톤 염색을 할 때 적합하다. 상당수 염모제에는 장갑, 비닐 가운, 귀마개, 헤어팩 등 손쉬운 염색을 돕는 도구들도 들어있다.

동성제약 김영자 교육팀 부장은 “이제 멋 내기 염색은 ‘패션’이다. 염색은 꼭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레알파리 조상범 과장은 “‘패스트 패션’의 유행과 궤를 같이 하는 ‘패스트 염색’의 유행이라고 본다”고 했다.

셀프 ‘옴브르’는 비슷한 계열 컬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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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로레알파리 ‘엑셀랑스 크림’, 이지엔 ‘쉐이킹 푸딩 헤어컬러, 미쟝센 ‘헬로 버블 폼 컬러’

올해 여성의 헤어는 한 폭의 수채화가 된다. 로레알 프로페셔널 파리의 최희정 부장은 “마치 자연에서 얻어진 빛깔처럼 빛바랜 느낌이 올해 헤어 염색 트렌드의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의 주인공인 배우 이성경의 헤어스타일을 떠올리면 된다. 소녀시대·EXID·달샤벳 같은 걸그룹이 무대를 수놓고 있는 헤어 컬러 트렌드이기도 하다.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지난해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옴브르(Ombre)’ 염색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옴브르는 프랑스어로 ‘그늘’ ‘그림자’란 뜻이다. 투톤이나 탈색을 통해 모발에 입체감을 주는 염색 기법을 말한다.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옴브르의 유행은 패션에서 밝고 화사한 컬러가 많이 보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옴브르는 브라운 헤어를 바탕으로 모발 아랫부분으로 갈수록 밝아지는 스타일이 일반적이다. 중간부터 금발에 가깝게 탈색하거나, 애쉬(Ash·잿빛) 골드 컬러로 염색하는 식이다. 애쉬 컬러는 빛이 바랜듯한 색감을 연출하기에 적합하다. 이지엔은 지난해 애쉬 카키, 애쉬 핑크, 애쉬 블론드, 샌디(엷은 갈색) 애쉬 등 애쉬라인 4종을 선보였다. 김영자 부장은 “머리 아랫부분이 밝아지면 반사판 효과처럼 얼굴이 화사해 보인다”고 말했다.

언뜻 보면 올 트렌드가 셀프 염색족에게는 위기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옴브르 염색도 얼마든지 집에서 할 수 있다. 자연스러움이 생명이기 때문이다. 다른 색이 시작되는 경계선이 명확하지 않아도 된다. 미쟝센 브랜드 매니저 양준우 팀장은 “서로 다른 색상을 쓰기 부담스럽다면 비슷한 계열의 색상을 고르면 된다. 염색 결과가 조금 어설퍼도 크게 티가 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윗부분은 어두운 애쉬 브라운을, 아랫부분은 밝은 애쉬 브라운을 바르는 식이다. 명암 차이는 있어 입체감을 살릴 수 있다.

더욱 채도를 낮추고 입체감을 살리고 싶다면 탈색하는 게 효과적이다. 모발 아랫부분을 시중에서 판매하는 탈색약으로 탈색한 뒤 애쉬 계열 컬러를 입히면 자연스러운 옴브르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탈색제를 바른 후엔 약 20~30분간 방치한 후 미지근한 물로 충분히 씻어낸다.

셀프 염색에는 몇 가지 지켜야 할 수칙이 있다. 염색 전에는 되도록 머리를 감지 않는 게 좋다. 염모제 도포는 모근에서 먼 쪽→뒤쪽→측면→앞머리 순으로 한다. 두피에서 나오는 열로 인해 두피 쪽 염색이 더 빨리 진행되기 때문이다. 염모제 도포 후 약 20~30분 기다리는데 염색이 처음인 자연 모발이라면 5~10분 더 기다린다. 미지근한 물로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헹구고 샴푸를 한다.

글=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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