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통역 비서관 공채…칩거 끝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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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DJ.얼굴) 전 대통령이 국제관계 업무와 영어 통역을 담당할 비서관을 공개 채용키로 했다. 김한정(金漢正)비서관은 2일 "앞으로 金전대통령이 외국 인사들과 면담할 때를 대비해 통역 등을 담당할 2급 비서관을 새로 뽑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직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비서 공모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이 때문에 DJ가 그간의 칩거생활을 접고 대외활동을 활발히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5년의 국정운영과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서의 위상을 활용하면서 남북관계 개선, 세계평화 증진을 명분으로 삼을 것이란 분석이다.

DJ의 한 측근은 "퇴임 후 세계 각국의 지도자나 단체에서 강연.인터뷰 요청이 쇄도했지만 일절 응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그간 미뤄왔던 것들을 하나 둘씩 소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DJ의 이 같은 변화에는 대북 송금 특검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측근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퇴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특검이 시작되면서 최대한 말을 아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지만, 이제 노무현 대통령이 특검 연장을 거부하면서 숨통이 트이게 됐다는 얘기다.

또 다른 측근은 "DJ는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고 이로 인해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는 데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특검 때문에 이런 '통일 지도자'로서의 이미지가 훼손된 것을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 제2특검 변수가 남아있긴 하지만 특검정국이 종료되고 퇴임 후 반년이 지나는 9월께에는 해외 나들이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 방문 일정은 어느 정도 얘기가 되고 있다고 한다. 통역 담당 비서관을 채용키로 한 것도 직접적으로는 이 때문이란 설명이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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