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8년 만에 발레 … 의상은 '우리식'

중앙일보

입력

북한에서 38년 만에 처음으로 발레 공연이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인터넷 조선신보는 "피바다가극단 배우들이 출연하는 발레 및 무용소품 공연이 5월 30일부터 6월 7일까지 평양대극장에서 진행됐다"며 "발레가 공연된 것은 38년 만"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마지막 공연이 어떤 내용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풍년 씨앗 뿌려 가세'와 '조국을 위하여' '영웅의 동상에 꽃다발 드렸네' 등 이번에 무대에 올린 발레 작품들은 무용수들이 저고리를 연상시키는 의상을 입은 것이 특징.

북한의 대표적인 예술단 중 하나인 피바다가극단의 김수조(72)단장은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원래 우리나라(북)에서도 발레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나 그 수가 점점 줄어들었다"고만 말했다.

이번 공연에 참가한 발레 무용수들은 평양음악무용대학 출신으로, 이 대학에선 1987년부터 발레강좌를 개설해 전문 발레 무용가들을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공연에 참여한 피바다가극단 발레리나인 진옥(22)씨는 "가장 힘든 것은 몸을 깎는(살을 빼는) 것입니다. 몸 나는(살찌는) 음식은 아무리 좋아해도 먹지 못하고, 연습에서 땀을 많이 흘리는 것으로 많이 몸을 깎고 있습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전영선 연구교수는 "북한에 대단히 낯선 분야인 발레가 공연됐다는 게 상당히 놀랍다"며 "서구문화를 주체적으로 수용해 북한주민의 서구문화에 대한 적응성을 높이려는 북한 당국의 의도가 상징적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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